올바른 투자 철학이 절실한 주린이에게 필요한 책
주식을 끈질기게 보유한 사람들은 항상 보상받았다. 반면에 장기적으로 주가 하락이나 경제성장률 하락에 돈을 걸어서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12p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사람은 비관론자가 아니라 낙관론자이며, 지난 한 세기 동안 낙관론자가 확실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129p
투자를 시작한 지 1년 정도가 넘은 것 같다. 취직과 동시에 시작됐고, 그때는 한국에 주식의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한 시점과 일치했다. 사실, 내가 주식을 하고 있다는 말이 통상적인 의미에 부합하는 것 같지 않아서 하고 있다고 해야 되나 싶기도 하다. 나에겐 저축의 방법 중 하나가 주식 투자이기 때문이다. 매달 일정 금액을 투자하고 생활비에서 남는 돈을 추가로 투자한다. 방황의 시기를 포함해서 난 주식을 매도한 경험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애초에 팔지 않고 모아간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편하게(?) 시작해서 1년까지 온 나의 주식은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100% 우연이다. 작년같이 좋은 장에 주식을 시작해서 천천히 모아온 거니까. 올해 초만 해도 거의 20%에 육박하는 수익이 났는데, 오르든 말든 상관없이 차근차근 모아오다 보니까 10% 정도로 조정됐다. 본 책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연 수익률 6~7%을 달성하면 그 해 투자는 성공했다고 판단한다고 한다. 아무런 지식 없이 단순히 마인드만 가지고 시작한 나로서는 굉장히 성공한 1년이지 않았나 싶다. 사실, 그 1년 동안에도 주식에 대한 별다른 공부를 하진 않았다. 신문 좀 읽고 기사 몇 개 본 정도.
현재는 시드가 그렇게 크지도 않아 분산 투자의 필요성도 없고 해서 배당이 조금 있는 기업을 분할 매수하며 올인하고 있는 중이다. 계속 주식의 비중을 늘려갈 생각이라서 이제는 주식에 대한 지식을 갖고 흐름에 맞춘 매매를 해 나갈 생각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주식 서적을 읽었고, 쭉 읽어나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첫 시작이 『주식에 장기투자하라』인 것은 참으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주식 관련 서적 중 필독서로 꼽히는 이 책은 미국 증시 역사를 기본으로 하지만, 결코 미국에만 한정돼 있는 내용들이 아니다. 다국적 관점이 철저히 녹아 있으며, 글로벌 증시를 아우르는 이론과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이야기는 일절 없다시피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초적인 주식 용어는 숙지한 채로 이 책을 펼치는 것을 추천한다. PER이나 선물, 채권, PBR 같은 용어의 정의까지 설명해 줄 정도로 이 책은 친절하지 않다. 사실 투자를 하면 이 정도 용어는 알고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 이 정도의 지식은 디폴트 값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주식에 장기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20년 이상 주식을 보유했을 때 (물론, 이상한 잡주를 선정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전제가 깔려 있다)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데이터에 입각하여 주장한다. 장기 보유를 가정했을 시, 단기 채권이나 장기 채권, 금, 달러 등을 주식은 압도한다. 이 한 문장에 의구심이 든다면 당장 이 책을 펼치면 된다. 온갖 데이터를 망라해 이 한 문장을 증명하고 있을 것이다.
취직과 동시에 주식 투자를 시작한 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또한 필연적으로 나에게 찾아온 게 아닐까 싶다. 우리 집은 가난했지만 이상하게 나는 절대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살 것만 같다고 생각해왔다. 지금도 딱히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산다. (소비가 별로 많은 편이 아니긴 하다) 쓰지 않아도 될 곳에 쓰지 않으면 충분한 것처럼 느껴진다. 돈 걱정 없는 앞으로의 내 삶에 주식 투자는 필연적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시작했던 게 아닐까.
계속해서 주식투자 서적에 나를 노출시킬 생각이다. 끊임없이 마인드를 갖추고, 감각을 심어줘야 한다. 지금까지는 100% 운이었다. 애매하게 하는 것보다 아예 모르는 게 낫다는 격언이 내게 통했던 것이다. 하지만 능숙하게 앎으로써 아예 모르는 것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 끝이 없는 정상으로의 등반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