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내들러, 벤 내들러 『철학의 이단자들』

철학은 늘 이단일 수밖에 없다

by 책 읽는 호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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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기존에의 반발의 외침이다. 그래서 이단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단이어야만이 철학이 될 수 있다. 철학사는 늘 그래 왔다. 기존의 사상 체계를 뒤엎음으로써 비로소 하나의 철학 사상이 되어 왔다. 비단 이 책 제목 속 '이단'이라는 단어를 사전적 정의에 철저히 입각해 사용한 것이지만, 내 개인적인 견해는 이러하다.




사실, 이단이 아닐지도 모른다. 근대 철학은 신이 모든 걸 지배하는 중세 철학으로부터 강력한 이단일지 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단을 향해 힘차게 날갯짓하려다 날개가 꺾여버린 그런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적어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단자들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등은 말이다. 결국 신의 존재에 귀속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철학은 완벽한 이단일 수 있었지만, 결코 이단이 되지는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야말로 완벽한 이단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현대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성공하지 못한 이단일지언정, 난 그들의 철학에게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 삶의 주도권을 신으로부터 빼앗은 시도 자체가 어쩌면 그 시대의 인간 사상의 한계를 돌파한 것이라고도 생각이 든다. 각각의 철학 사상들이 궤를 전부 달리하지만, 단 하나만은 같았다. 자아를 인식하고 그동안 없었던 권한을 자아에게 일임했다는 것. 삶의 주도권을 힘껏 내어준 것. 철학이고 아니고를 떠나 이런 사고의 전환은 인류의 진일보에 크나큰 영향을 준 사상이 아닐까 한다.




입문서로 추천받아 읽은 책이지만, 만화책이라는 점만 빼고는 쉬운 책이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중세 철학에서 근대 철학으로 넘어오는 시기의 전환점들을 어느 정도 캐치하고 있어야 그들의 사상을 이해하기 쉽고, 더욱더 값지게 느낄 수 있다.




기존 사상 체계를 뛰어넘어야만 철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에도 적용되는 것이라면, 보편의 사고 체계를 이해한 채로 나만의 사고를 하고 있는 나도 어쩌면 내가 그토록 원해온 '나만의 철학'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난 스스로에게 나만의 삶의 철학이 있다고 확언함과 동시에 나만의 철학을 따라 삶을 주도한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철학자들만큼 사상적, 사고 체계의 전환의 측면에서 영향을 주고 싶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철학 하는' 사람이 될 것만 같다. 내가 읽어 온 철학자들은 온전히 스스로만 철학 하지 않았다. 그들은 영향력이 있었고, 파급력이 있었고, 그들이 가진 사상을 있는 힘껏 보존하고 알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고민하게 된다. 내 철학을 더 견고히 하기 위해, 더 많은 영향을 주기 위해, 삶을 온전히 이끌어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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