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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카너먼 『생각에 관한 생각』

심리학, 경제학, 행동경제학의 바이블 !

by 책 읽는 호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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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과 경제학이 만나 탄생한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 창시의 원천인 『생각에 관한 생각』은 그야말로 행동경제학의 바이블로 볼 수 있다. 무려 3년 전에 강의를 듣다가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신 이 책, 그 해 방학 잠깐 읽었다가 책을 덮었다. 3년 뒤에 직접 구매해 펼쳐 들은 이 책. 완독 후의 쾌감은 벽돌책을 독파해버렸다는 것과 동시에 오랜 기간 미뤄온 숙제를 끝낸 상쾌함과 같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교과서 혹은 전공서, 논문과 같은 궤를 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어 독서를 띄엄띄엄해도 전혀 이해에 문제가 없다. 전체적인 논거만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면 한 파트씩 읽어도 된다. 700쪽이 넘는 엄청난 분량을 자랑하기에, 오히려 이렇게 읽는 게 완독에 도움이 된다.



이것만 알면 책 읽는 데 큰 무리는 없다. 시스템 1 : 직관 / 시스템 2 : 심사숙고. 우리가 인식하자마자 느껴지는 것들 (운전, 첫인상 등)은 시스템 1이고, 판단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들 (계산 등)은 시스템 2다. 그리고, 인간은 시스템 1에 지배당해 있다. 대부분의 지각 및 판단은 시스템 1이 관장하고 있다.



책에 열거되는 사례들을 보면, 사람들이 왜 저런 선택을 하는지 단숨에 이해할 수 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면 그렇지 않을 수 있는데, 특수한 경우들을 제외하면. 인간은 시스템 1에 지배당해 직관적인 판단을 하게끔 설계되어 있다. 이렇게 객관화시켜서 흔히 '어리석은 판단'을 하는 사람들의 행동들을 보면, 그렇게 어리석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뭔가, 본능에 따라 그렇게 했기 때문에, 그들이 의도적으로 이성적 판단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기에, 비판할 만한 정당성이 없어진다고나 할까.



타인의 행동에 대한 인식을 하는 운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인식이 생기기 이전, 인식을 더욱 디테일하게 다듬을 수 있는 합리적 근거를 발견했기 때문에 함부로 '어리석은 판단'에 대한 어리석음을 정의 내리는 것을 경계할 수 있게 된다. 내 실생활에 최대한 녹여봐야겠다. 옳고 그른 판단이 팽배한 삶 속에서,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게끔 나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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