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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모임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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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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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새로운 도전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 ”굳이?“입니다. 굳이 푹 쉴 수 있는 주말에 시간을 따로 뺍니다. 옷을 차려입고 밖으로 향합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장소의 주소를 자동차 네비에 입력합니다. 낯선 곳에 주차를 한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렇게 많은 발목을 붙잡을 수 있는 굳이들을 뿌리치고, 마침내 음악 모임을 운영하는 학원에 도착했습니다. 그날은 마침 학원의 행사 날이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실내에서 플리마켓을 하고 있어서, 학원 전체가 마치 힙한 동네의 한 조각을 가져다 둔 것처럼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커피나 소시지, 간단한 간식 같은 먹을 것을 팔기도 하고, 키링이나 엽서를 파는 가판도 있었습니다. 즐길 것이 많은 공간이었지만, 처음 이곳에 온 저로서는 무얼 해야 하나 고민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누구에게 말을 걸어야 할지, 나도 플리마켓을 즐겨도 되는지, 조금 어색한 채로 공간을 돌아다니다, 간신히 원장님 같은 분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안내를 받아 간 원장실에는 이미 도착한 모임원 몇 명이 있었습니다. 몇 분간의 어색한 침묵이 있었습니다. 난생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있으면 공기가 한없이 무거워지는 법입니다. 행사를 관리하다 돌아오신 원장님께서 동호회원들 간 자기소개를 제안했습니다. 타지에서 노래방 모임을 운영하다가 이곳 지방에 정착했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저와 비슷한 처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래 부르는 게 좋아서, 사람을 사귀고 싶어 여기 오게 되었다는 사람이 몇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에게는 음악이 많은 취미 중 하나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학원에 등록하겠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심어둔 사람인가 의심이 갔습니다. 물론 학원이 깔끔한 분위기였고, 원장님이 좋은 사람 같았지만, 그래도 바로 등록하는 건 조금 무리가 있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장님이 적잖이 당황하신 걸 보니 학원에서 심은 사람은 아닌 듯했습니다. 그 분과 조금 이야기를 나눠보니 다른 음악 학원들은 도장 깨기처럼 많이 다녀봤는데, 다녀보지 않은 이곳이 느낌이 좋아 등록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튼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저도 제 소개를 했습니다. 옛날부터 음악을 좋아했었다. 같이 음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들고 싶어 들어왔다.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 오신 분들은 일부이고, 다음 모임 때 모든 회원이 모이는 시간을 가지자는 원장님의 말씀과 함께 자기소개 시간이 끝났습니다. 이어서 플리마켓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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