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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Jul 25. 2020

경기 해리포터 학교





경기도 교육청에서 문화예술 중심 공립형 대안학교 설립 계획을 진행 중이다. 


문화예술 중점 미래학교, 미래교육 공립형 대안학교 등 새로운 가치를 가지고 새로운 형태의 공립학교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상상과 구상' 모임에 초대되어 다녀왔다. 


오랜만에 관(官) 사람들을 만나니 새로웠는데 생각해보니 학교를 그만둔지 두 달 조금 넘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선생님들께서는 어떡게 그렇게 스무스하게 태세를 전환하고 정착했는지 신기해 한다. 

아직 수익이 많지 않아 조금 걱정이지만 두 달간의 과정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많은 일들을 하게 된 것 같다.


새로운 학교 구상과 상상. 

그것이 보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 체제와 학교를 만들고 있다는 것에는 감사하고 동의하지만 세 시간 가량의 여러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우려스러운 점이 너무나도 많이 발견되었다. 


선한 의지는 좋으나 그간 교육 체제와 학교 현실이 너무 팍팍했다고  아름답고 이상적인 것 만을 추구하는 것은  그저 낭만적이고 감성적이 계획에 불과하다. 


게다가 여러 개의 학교를 세우는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은 많은 사람들에게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악인의 자세도 갖추어야 한다.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없다.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 이야기 되는 자율 주행 자동차가 상용화 되고, 민간 우주 여행도 가능권 안에 들어오는 시대에 아직도 길거리의 쓰레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문제로 인식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결하고자 의지를 보이며 개선되는 것이지 사라는 지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신발하나를 사면 하나의 신발을 저소득 국가 사람들에게 기부를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성공한 기업이 있다. 그러나  그 기업의 신발을 공여받은 지역은 현재 신발을 만드는 영세 업자들은 몰락했고 결국 기업의 경영 악화로 신발 공급이 중단되자 아이들은 신발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이전 보다 훨씬 악화된 조건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문화예술 중점 미래학교 해리포터 학교' 

너무나 좋은 것들을 많이 가져다 붙였다. 

이동형 학교, 자연과 공감하는 생태적 학교,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학교 등등 

모두가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모두가 약점을 가지고 있다. 


기대보다...가 아니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품게 되는, 그리고 과거의 실패 경험이 반복될 가능성이 확인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미인가 대안학교 졸업생 분들도 몇 명 초대되었는데 그 중 한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졸업하고 그 지역에서 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바라는 학교 인재상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그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전하고 시도하는...


명함을 드리고 이야기 나누자고 했는데 저녁 식사 자리도 멀리 떨어졌고 그러다 보니 초면에 나이 많은 아저씨가 차한잔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부담스러울까 주저했는데  먼저 문자가 왔다. 그분도 차한잔 할까 제안하려고 하다 주저하고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오늘 최대의 값진 성과였다. 

이렇게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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