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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Mar 03. 2016

배다리 마을

(2015년 10월 사회혁신 소모임)


배다리 마을


동인천역 부근에 배다리라는 마을이 있다.
일본과 청에 의해 조계지가 형성되고 그 배후에 성냥공장과 간장공장 등이 지어지며 조선인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왔고 주변에 중앙시장, 신포시장 등이 형성되며 근대화 과정에서 매우 번성했던 마을이다



인천지역 최초의 공립보통학교였던 창영초







선교사에 의해 세워진 인천지역 최초의 근대식 교육기관이었던 영화초.



인천지역에서 최초의 근대 교육기관이 들어설 만큼 번성했던 이 동네는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낙후된 지역이 그렇듯이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점차 쇠퇴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이 동네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는 새로운 신도시인 송도지구와 청라지구로 직통하는 거대 도로를 만드려다 주민들민 지역사회의 반대로 지하화 하기로 결정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도시재생운동이 싹트기 시작했다.










쇠퇴해가는 이 동네를 겨우 지탱하는 주요 상업은 헌책방 거리와 완구 도매 거리일 만큼 매우 열악한 동네이다. 





지역재생운동의 중심지 스페이스 빔



양조장을 개조해서 사용하는 스페이스빔 




보물 창고라 불리는 전시관의 다양한 전시물들. 일상생활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이 묻어있는 공간이다. 



이 동네의 재생운동의 핵심 역할을 하는 스페이스 빔이라는 공간은 예술 창작인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었으면 활동 내용이나 발간물 수준은 그간 둘러보았던 어떠한 단체보다도 뛰어났다. 
폐업을 하거나 사라지는 공간이 생길 때마다 그 흔적들을 모아 사소한 것 하나라도 이렇게 전시해가는 이 보물창고라는 공간에서 사소한 것들이라도 사람들의 삶의 흔적들을 모아내는 것의 중요함과 위대함을 깨달았다.
기대 없이 들어간 이곳에서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이 공간에 대한 운영 재원이나 수익 등에 대한 물음에 인천문화재단과 후원금으로 운영한다는 답을 들었다. 수원의 사례 들을 언급하며 인천시의 지원에 대해 물었더니 지원도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거추장스러워한다고 한다.(투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
공간 운영이나 활동 수준은 정말 감탄할만했다. 너무나도 많은 자료들을 챙겨주셔서 감사할 뿐이었다. (페이스북 스페이스 빔에 꼭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입소문을 탄지 꽤 오래되었는데 동네는 여전히 을씨년스럽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배다리 마을을 둘러본 후 인근에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거리로 명명하며 새롭세 단장한 청일 조계지 지역을 둘러보았다. 차이나타운은 짜장면과 공갈빵 타운으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어떨까 싶을 정도로 두 업종의 상가만이 가득하며 개항장 거리는 군산에서의 오류와 같이 새 건물조차도 일본식 익스테리어로 꾸며버린 일본의 거리로 전락하였다(군산시가 인천시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한탄만 나오는 곳이었다. 






여전히 볼성사납게 맥아더 동상이 떡하니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자유롭지 않은 자유공원을 둘러보고 차 막히는 시간을 피하고자 일제 시대 때 3년에 걸쳐 뚫어놓은 홍혜문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도시의 어떠한 공간이든 사람들의 삶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그 시간들을 우리는 보존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공간에서 다양한 삶을 살아온 그 사람들의 삶의 과정을 우리는 지켜주어야 한다. 유령도시가 될지도 모르는 송도와 청라지구의 그 흉악스러움이 이 배다리라는 동네에 고스란히 전가되어 버린 것 같아 씁쓸하다. 도시재생과 사람들의 삶의 개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수원시장과 성남시장과는 달리 시민들에게 막대한 빚을 떠안기며 신도시 부유층 중심의 시정을 행하는 인천시장의 행태도 참 흉악스럽다.

오늘 스페이스 빔이라 대단한 존재를 만난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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