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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학 Aug 24. 2021

8강 학교 공간과 학교문화 1

안녕하세요. 지난 2회의 강의를 통해 고교학점제와 연계해서 대입제도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았습니다. 고교학점제의 의미와 본질을 잘 살린 교육과정을 구축할 때 대입 전형에 유리해진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하고 학생들을 위한 진로 진학 과정이 잘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오늘은 고교학점제를 위한 학교 공간 조성과 학교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학교 공간에서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다면 당연히 좋은데요, 그 정도 차원이 아니라 학교 공간의 혁신은 고교학점제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필수적인 요소라고 꼭 인식하시고요, 학교 공간과 문화에 관한 이야기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2021.2

2021년 2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에서 고교학점제 지원체계 구축의 핵심 요소를 세 가지 제시했습니다. 학점제 안착을 위한 교강사 지원, 지역간 교육 격차 완화, 그리고 학점제형 학교 공간 조성입니다. 그만큼 학점제형 학교 공간 조성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림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개방화, 자율화, 개별화, 유연화 4가지 핵심 요소가 구현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의 의지를 밝혔습니다.                


각각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개방화는 에듀테크 활용하여 시공간적 제한과 실제 세계와 가상 공간과의 경계를 허무는 첨단 교수학습 환경 구축의 방향성을 의미합니다.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요소입니다.

자율화는 실제 사용자가 설계 중심에 참여하여 학생 친화적 공간으로 재구조화하는 방향성을 의미합니다. 사용자 중심의 설계를 매우 중요한 요소로 내세웠습니다.

유연화는 학급 단위 수업 등 기존의 정형화된 틀을 깨는 융·복합적 학습 공간의 필요성을 의미합니다. 강의 중심의 획일화된 교수학습 방법 외에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 제공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기술과 교구의 발달을 충분히 학교 공간 내에 활용하고 재구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개별화는 학생 참여 중심의 개별학습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는 내용입니다. 고교학점제가 개인의 고유한 특성과 다양한 역량에 기반에 학생의 선택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이 핵심 요소이기에 각자 다른 학생들의 개별학습이 가능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충분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실험과 상상의 구현되는 공간의 마련이라는 점에서 고교학점제가 정착하는 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공간 혁신입니다.

 2019년 3월 학교 공간 혁신 합동 추진회를 개최하고 2019년을 기준으로 향후 5년간 3조 5천억 원을 투자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학교 공간 혁신은 교육부가 강한 의지를 보이는 정책입니다.



미래 교육을 위해 그리고 고교학점제를 위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굳은 의지를 보이는 예산계획입니다.

학교 공간 혁신 총괄 기획자인 공주대 이화룡 교수는 학교공간혁신 미래학교라는 글(행복한 교육 2019년 7월호)을 통해 학교 공간의 다양한 가치와 민주적 절차의 중요성을 말하며 참여 설계와 공간교육 중심에 학생이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미래 교육 발전을 위한 학교공간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그는 이 글에서 “학습도 강의 위주에서 토론과 프로젝트로 변화되고 있으며 자유학기제, 고교학점제 등과 같이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이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학교 공간은 교육과정과 교육 방법 변화에 순응할 수 있도록 보다 유연하고 다양화될 것이다. 그리고 소그룹 활동을 지원하는 끼리끼리 공간, 융합 교과 공간, 실 이름이 없는 공간,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1+1 공간 등 새로운 공간들도 출현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학교 공간혁신추진단은 위에서 나열한 미래학교의 모습을 시범사업을 통하여 선도하고자 한다.”라고 학교공간혁신의 방향성과 의지를 밝혔습니다.

학교공간혁신은 단순히 물리적 조건의 변화를 통한 안락한 환경 제공의 의미를 넘어서 고교학점제를 의미 있게 실현하고 학습 효과 및 역량의 성장을 혁신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그리고 고교학점제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학교 문화 조성도 필요합니다. 학교 문화 조성에는 다양한 측면이 있지만, 공간이 가지는 의미와 관련해서 학교 문화를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학생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려면 학생별 공강 시간이 다른 이전 고등학교에는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공강의 효율적 활용 예를 들면 자기 주도적 학습 역량 확장, 나만의 새로운 도전 시도, 충분한 쉼을 통한 학습 효능감 증대 등을 위해 이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공간에 대한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학교공간혁신 사례를 살펴보고 공간을 혁신하는 상상력은 구체화 시키는 방법들에 대해 좀 더 이야기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계속 말씀드렸듯이 고교학점제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학교 공간에 대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학생의 선택권을 충분히 보장해주는 것을 필수요소로 인식하고, 학생별 시간표가 달라짐에 따라 이동 수업에 따른 충분한 강의실 확보, 공강 시간 발생에 따른 자기 주도적 학습 공간 및 휴식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른 수업에 방해되지 않게 자유롭게 자신의 물건을 보관하고 꺼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현재 교육부가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며 공간 혁신을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지원 속에서 현재 많은 학교의 공간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여러 학교의 변화 중 공간의 가치나 디자인에서 주목할 만한 몇 학교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학교는 전남 능주고등학교입니다.

능주고등학교는 공간이 가지는 가치의 의미나 디자인에서 다른 학교에 비해 도드라집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미적인 요소가 아니라 그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부여하고 학생들의 공간에 대한 흥미 요소를 부각시키는 매우 중요합니다.      

능주고등학교 멀티미디어실(사진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홈페이지)


능주고등학교의 멀티미디어실은 멀티미디어실의 교육적 가치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요소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원형의 배치가 주는 학습 효율성도 기대할 수 있게 합니다. 원형의 테이블에서 서로 협업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창의적인 성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능주고등학교 블랜디드 클래스룸(사진 출처. 고교학점제 홈페이지)


이 사진은 능주고등학교 블랜디드 클래스룸입니다.

이 공간은 수업 특성에 맞추어 교실 환경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는 것과 공간 명이 블랜디드 클래스룸이라는 것입니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 개개인의 진로 적성에 맞는 개별화 수업의 실시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업이 제공되어야 하고 그 수업 특성에 맞는 수업 운영 방식 및 그것에 맞는 교실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형태의 공간은 꼭 필요합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기도 했고, 수업의 개방성 확보를 통해 지역사회 자원 및 전 세계의 자원을 활용하는 수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수업이 필수화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온·오프 혼합 수업, 즉 블랜디드 수업이 가능한 교실 환경 조성은 이제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부는 코로나 단계에 따라 등교 인원을 제한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일부 학년 혹은 전체 학년은 격주 등교와 같은 방식으로 이미 블랜디드 수업이 실시되고 있어서 블랜디드 수업은 이미 정착되어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로 인해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 모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블랜디드 수업은 단순히 등교수업과 온라인 수업이 병행되는 현실에서 온라인 수업 콘텐츠를 등교수업 상황에 맞춰 준비하는 것을 넘어서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수업의 형태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코로나 단계에 따른 조건에 맞추기 위한 준비가 아니라, 수업의 개방성을 높이고 외부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차원에서 등교수업 시에도 인터넷, 줌, 구글 프레젠테이션, 구글 미트, 구글 클래스룸 등을 활용한 블랜디드 수업 운영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블랜디드 클래스룸의 마련과 확장은 중요합니다.


능주고등학교 학습 베이스(사진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홈페이지)


또한 고교학점제가 정확하게 실시된다면 고등학생들은 대학생들처럼 공간 시간이 생깁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학생의 안전 문제나 관리문 제 등으로 충분한 공간 시간의 생기더라도 교내에 머물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 공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시간에 학생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이고, 그리고 공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그 공간 시간이 또 다른 성장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능주고등학교의 학습 베이스와 같은 공간은 중요합니다.

능주고등학교의 학습 베이스는 자기 주도 학습이 가능한 공간입니다. 디자인도 훌륭하게 해놓아서 공간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지고 자주 이용할 의사가 생기게 만드는 공간입니다.                          

다음은 홈베이스와 관련된 여러 학교의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홈베이스 즉 수업 외에 다양한 활동이 보장되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기존에는 각 반 교실이 수업 및 홈베이스의 기능을 담당해왔으나 학생들마다 다들 수업 시간, 교과교실제 및 다양한 기능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 등으로 학생들이 서로 만나서 이야기 나누거나 학습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이 필요합니다.


부산 동성고등학교 홈베이스 (사진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홈페이지)


인천 명신여자고등학교 미디어 센터 (사진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홈페이지)



충북 청원고등학교 홈베이스 (사진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홈페이지)



사진처럼 세 학교는 공간 시간이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만나서 다양한 활동 및 교류를 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누구라도 이용하고 싶은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공간 시간을 무의미하게 활용하지 않고 교류의 시간 혹은 모둠원들과 공간 시간이 맞는다면 모둠 과제 협의 및 수행, 그리고 편안한 쉼 등을 할 수 있어 보입니다.

특히 청원고등학교 홈베이스 경우 다양한 멀티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두드러져 보입니다. PC를 사용하여 과제 활동이나 제작 활동을 할 수도 있겠죠.

공간이 충분하다면 기존의 각 반 교실을 모두 홈베이스로 기능을 하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수업은 교과 교실이나 다양한 기능실에서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못하더라고 홈베이스 공간이 많이 조성되면 공간 시간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겠죠. 공강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에 대한 우려는 공간의 제공이 가장 좋은 대책으로 보입니다.

금지의 학칙으로 여러 우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학습 태도와 생활 태도를 긍정적으로 갖추어 나갈 수 있도록 좋은 공간을 제공해줌으로써 학생 스스로가 공간을 적극적이고 의미 있게 활용해나가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사례는 휴식 공간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홈베이스도 휴식 공간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인 휴식 공간의 기능을 갖춘 사례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산 동산고등학교 휴게공간 (사진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홈페이지)



부산 동산고등학교 휴게공간입니다. 수면실의 기능이 있는 공간이죠.

고등학교에 수면실이라. 반대 견해를 보일 선생님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쉼도 학습만큼 중요합니다.

많은 선생님이 수업 중 수면과 관련해서 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은 학습량의 강도가 지나치게 많은 걸로 전 세계 알려져 있습니다.

공강 시간을 활용해 편안함 쉼을 할 수 있다면 학습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끼칠 것입니다.

10분간의 낮잠과 관련한 효율성은 그와 관련한 많은 전문 연구기관이나 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면 후 결과, 즉 자다가 수업에 들어오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우려가 있을 듯합니다.

계속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공간과 학교 문화는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교사들의 관리와 감시, 지도와 통제로 인식하거나 해결하려는 것은 학생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교사의 업무도 증가시킵니다.

학교 공간 사용 원칙에 관해 학생들의 자치 능력을 향상시키고 약속을 잘 지키고, 지키지 못하면 합당한 페널티를 주는 방식 등으로 학생 스스로가 공간을 운영해가는 문화가 중요하며, 성숙한 학생 문화로 공간 활용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려는 방향성이 학생을 성장시키고 교사의 업무 및 관리에 대한 부감은 증가시키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바로 전에 이야기 나눈 학생 문화와 관련된 공간을 소개하고 마치겠습니다.


인천 명신여자고등학교 학생회실 (사진 출처. 교육부 고교학점제 홈페이지)



고교학점제 정착을 위해서는 학생 자치 문화 안착이 매우 중요합니다.

고교학점제가 추구하는 미래 역량에서 리더십, 협업, 자기 주도성과 같은 역량 함양을 위해서는 교과 수업을 통해서뿐 아니라 학교 운영 참여, 학생 자치 규약, 학생 문화 관리, 개설 수업 수요 등과 관련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 및 학교와의 협업 등 학생이 학교의 운영 주체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학생회실 혹은 학생자치실은 필수적인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학생 스스로가 운영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학교의 운영과 관련해 학생 권한에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는 등의 활동이 이루어질 공간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디자인 측면에 누구나 오고, 머물고 싶어 해야 할 공간이겠지요.

그런 점에서 인천 명신여자고등학교의 학생회실은 그 모두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의 좋은 예시입니다. 물론 학교나 교사들이 학교의 교육과정 차원에서 학생자치회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주는 것도 필요하고요.      


오늘 이야기는 학생회실 사례를 마지막으로 마치겠습니다.


https://www.bookk.co.kr/book/view/131863

https://www.bookk.co.kr/book/view/13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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