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공부하는 우리 현대사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합니다.

by 박찬학


15년 정도 역사교사로 근무하다

학교를 떠난 지 일 년 반이 지났습니다.


일 년 반 동안 역사공부를 하지 않았네요


다시 역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오랫동안 교과서를 버리고

어떤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좋을까 고민하며

만들어왔던 지난 수업 자료를 함께 공유해보려 합니다.


이 교재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생각을 기억해보려다

이전의 썼던 페이스북의 글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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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용을 다듬어보면 (2016년 10월의 이야기입니다)


1. 역사란?
사람들의 삶을 다루는 학문이다.
우리 개인의 삶의 정체성이 기억으로부터 성립되듯 지금 우리의 정체성 역시 집단의 기억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고, 왜 지금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다. 가장 큰 목표는 시대 정의감이다. 그러나 17-19세 아이들에게 그것까지는 바라지 않으려고 한다.

2. 나는 1948년 이전의 역사를 가르칠 때 한국이라는 표현 대신 한반도 혹은 조선이라는 표현을 쓴다. 1948년 역사는 지금까지도 우리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1948년 역사를 이해하려면 1945년부터 1948년 까지의 한반도 및 국제의 역사를 이해해야 하며, 1945년부터 1948년 역의 역사를 알려면 1910년부터 1945년의 역사를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1910년부터 1945년까지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18세기부터 20세기 초반의 유럽사 및 일본사 그리고 조선사를 이해해야 한다.

3. 귀감의 역사, 교훈의 역사를 말하고 싶지는 않다
역사는 미래에 대한 책임이 없는 학문이다. 역사는 과거를 다루는 학문이다.
다만 지금 우리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기억과 망각 혹은 조작적 기억과 망각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짓는 학문이다.
역사는 단지 우리가 지금 왜 이렇게 알려주는 학문이며, 현대에 대한 책임도 없지만 역사교사로 바라는 바는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까지 이야기해주는 학문으로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4. 역사는 인간(들)의 삶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내 삶의 영역의 학문으로 역사를 이해했으면 한다. 그래서 현대사를 필수 교육과정으로 하고 전근대사를 선택과목으로 하는 것, 그리고 국가사가 아니라 지역사를 정규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것을 바란다.

5. 지금 우리는 너무도 비인간적이고 불합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왜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지는 그저 대통령을 잘못 만나서라는 단기적 시대의 문제는 아니다. 87년 '탁하고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말에 전 국민을 들고일어나 이전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지금 '2016년'에는 '물대포를 쏘니 지병으로 죽었다'라는 말에도 소수의 시민들만이 저항하고 있으며, 40일이 넘는 세월호와 동국대 단식은 소멸된 채 단식 7일에 죽음을 이야기하는 자들에게 현혹당하고 있다.

7.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자본의 승리'를 외치며 더 이상의 인간을 위한 좋은 세상은 없다는 말투로 <역사의 종말>이란 책을 썼다.
나 역시 '더 이상 인간을 위한 좋은 세상'은 없다고 <역사교육의 종말>을 외치고 싶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의 세상은 그렇지 않다.



역사 전공자가 아니라 역사 교육 전공자로서 학자로서의 전문성은 부족합니다.


다만 교사의 신념과 교육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오랫동안 교과서를 펼치지 않은 채 수업 자료를 만들고

그것을 가지고 아이들과 우리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족하지만 이곳을 통해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는 공유의 장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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