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추모 수업과 416 기억전시관 방문_22.04.16
이 글은 새울학교 국어교사인 김현주 선생님이 학교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입니다.
세월호 유가족분들께 편지를 썼어요~
세월호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초등학생이었던 우리 아이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2014년 4월 이후, 2015년부터 4월이면 세월호 추모 수업을 진행해왔다. 학교 전체 차원에서 크게 진행할 엄두와 용기는 못 내고, 그냥 내 수업 시간에 세월호에 대한 사실을 안내하는 영상을 공유하고 노란 포스트잇에 추모글을 써보는 수준의 수업이었다. 세월호 침몰의 실태를 분석한 다큐멘터리, 유가족들의 호소를 담은 단편 영상, 비슷한 사고를 당했을 때 다른 나라가 대응했던 사례 영상을 보여주며 우리의 마음을 담아보자고 권유했다. 학급별로 전지에 각자가 적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1주간 전시했다. 학급별 전지는 사진으로 찍어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세월호 재단으로 사진을 보냈다. 너무 소소한 수업이라 부끄러울 뿐이다. 그저 기억하는 것만으로라도 함께 하자 싶어 진행했던 수업이었다. 그러나 이런 소소한 수업임에도 아이들은 너무 진지하게 바라보고 눈물 흘리고 잊지 않겠다며 뭉클하게 하기도, 또 어떤 아이들은 욕설과 함께 뭐 하는 거냐고 뒷담을 하기도 했다. (다행히? 수업 시간에 대놓고 반발하지는 않았다. 그저 수업 시간에는 참여 안 하고 쉬는 시간에는 이런 거 한다며 욕하는 소리가 들리더라는 ㅠ)
올해 경기새울학교에서는 세월호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수업할까 고민이 많았다. 수업에는 그다지 참여할 생각이 없고, 본인 하고 싶은 것만 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친구들이 많았던 터라 더 곤혹스러웠다. (1차 입교생 7명과 함께 하던 시기였다.)
그동안 인문계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험뿐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나? 여기저기 다른 선생님들의 사례와 방법도 기웃기웃해보았다. 그러나 나는 나만의 수업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수업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생각을, 용기를 냈다. 지금 현재 우리 아이들을 잘 알고 수준에 맞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나라는 생각을 다졌다.
세월호 추모 수업을 왜 하는가? 의미를 먼저 돌아보았다. 세월호에 대해 우리는 대부분 모르고 있다. 세월호에 대해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사실들이 있다. 그럼에도 세월호에 대해 우리는 이미 잊어가고 있다. 이것을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목표를 세우고 우리 아이들 수준에 맞게, 우리 아이들이 보기 쉽도록 영상을 재구성하고 구체적인 활동을 계획하였다.
4월 11일(월) 오후 국어 수업 시간, 아이들이 감정적으로 접근하기 쉽도록 세월호 헌정곡 “천 개의 바람이 되어”(임형주)를 영상과 함께 틀어놓고 아이들을 맞았다. 아이들 책상에는 미리 필기도구와 편지지를 준비해두었다. JTBC 뉴스 “사고 후 15분, 마지막 남긴 동영상... 구조 시간 충분했다”(2014_04_28 방영분)와 세월호 200일 특집다큐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다큐 창작소 2014_10_31 제작)을 활용하여 15분 내외로 세월호 참사를 알 수 있도록 영상을 짧게 편집하여 보여주고, 유가족분들이 8주년이 되는 지금까지 진실을 규명하자고 하는 이유를 담은 영상을 덧붙였다. 영상 상영 후 ”천 개의 바람이 되어“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세월호 유가족분들께 드리는 편지를 쓰는 활동을 실시하였다.
결론은... 감동이었다. (우리 학교 국어 수업은 [기본 – 보통 – 심화]로 수준별 편성을 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의도하지 않아도(?^^) 수준별 학급마다 수업이 다르게 진행된다.) 그런데 3개 수준별 학급 아이들 모두가 정말 집중하며 영상을 시청하였고, 지금에도 진실이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고, 책임자가 처벌받지 않은 현실에 대해 슬퍼하며, 유가족 분들께 드리는 편지를 저마다 한 통씩 정성껏 썼다. (물론 편지지 크기는 A4 용지 1/2 ~ 1/4 사이즈였고, 내용에는 그림과 꾸미기도 있었음을 밝힌다.) 3개 수준별 수업마다 아이들의 반응과 질문은 수준이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그 본질은 동일했다.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며, 진실을 밝히는 것을 기다리고 유가족분들께 위안을 전하자.” 3개 반에서 쓴 편지를 모아서 커다란 봉투에 넣어 학생회 이름으로 세월호 유가족분들께 전달하기로 하면서 4월 11일(월) 5,6,7교시 국어수업을 마쳤다.
우리 학교에서의 세월호 추모 수업은 4월 15일(금)에 416 기억전시관으로 전교생이 현장체험학습을 하러 가는 일정과 함께 해서 더 뜻깊게 진행될 수 있었다. 현장체험학습 전에 미리 교과 수업을 통해 의미를 알고, 거기에서 학생들이 무엇이든 스스로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며, 체험학습처에 전달하는 것.
내심 416 기억 전시관에서 유가족분들이 설명하는 프로그램 참여를 신청하며 걱정스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여기서도 의젓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유가족분의 설명도 경청하고, 416 기억 전시관에서 하나하나 경건하게 바라보고, 마지막으로 본인들이 쓴 편지를 전달할 때도 진지하게 함께 했다. 이런 곳에서 몇 명은 꼭 마음 아프게, 눈살 찌푸리게 행동하는 아이들을 일반 학교에서 만났던지라 혹시나 우리 아이들도 그럴까 싶어 조마조마했던 것은 기우였다.
새울에서 한 달여, 이런저런 국어 수업을 시도하며 내내 좌충우돌 실패를 거듭했다. 이번 수업을 계기로 처음으로 시기와 내용과 활동이 어우러진 수업을 했다는 보람과, 아이들의 진심을 끌어내었다는 뿌듯함을 맛보았다. 이후 또 수업에서 좌절하고 힘들어하고 어려운 경험이 쌓이겠지만... 작은 성공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또 다른 수업을 기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