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새울학교 이야기 2-15

아이들_22.06.30

by 박찬학
이 글을 김문겸 교장 선생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4월 25일. 입교한 아이들이 이젠 잘 적응이 되었나 봅니다.

24시간을 학교에서 보낸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금요일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며 돌아오는 월요일에 올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해 보았습니다. 꾸준히 학교로 오는 아이들을 보며 학교가 이 아이들에게 또 하나의 집으로서 많은 것들을 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간에 잦은 다툼이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살아가는 가치도 배워갑니다.

교장실이 아이들의 먹거리, 쉼 장소가 된 지 오래입니다.

오고 가며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공손하게 인사도 합니다. 이 인사 한마디가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배움과 돌봄을 지속해 주시는 선생님들 덕분이지요. 쉽지 않은 일상입니다. 그 속에서 맘도 많이 상하고 화도 나고 하는 상황들이 벌어집니다.

교장실에 하루에 열 번도 더 들어오는 아이는 명*입니다. 탁자에 놓은 과자 중에서 왕사탕을 제일 좋아합니다. 달콤 새콤한 사탕 하나 물고 인사하며 나갑니다. 달달함을 좋아합니다. 가끔은 유*이와 옵니다. 교장실에서 자격연수를 원격으로 받는 중이라 가끔 문을 닫습니다. 닫힌 문에 쉬는 시간과 연수 일정을 붙여 놓았습니다. 그것을 유*이가 보고 명수에게 이것 봐! 지금은 들어가면 안 돼!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명*는 괜찮다는 듯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유*이가 머뭇거리길래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같이 다닐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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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를 돌다 2층 복도에서 공간 디자인 수업을 하시는 이**선생님과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복도 기둥에 무엇인가 디자인하고 칠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스케치북에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시며 아이들과 함께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동행’을 주제로 하는 모습을 표현하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힘드시지만 몇 년째 경기새울학교에서 공간에 대한 디자인 작업을 아이들과 함께해 나가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서*이와 주*가 그리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얼굴은 나오지 않으니 안심하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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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돌고 교장실에 있으니 유*이가 왔습니다. 노트북을 들고. 챌린지 스쿨 시간에 낚시 도구인 루어를 3D를 이용해 모델링한 것을 프린트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낚시도 좋아하지만 모델링을 해낸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방치된 3D 프린터를 교장실로 가져와 한 번 테스트해 본 지 꽤 되었습니다. *이가 갖고 온 노트북은 드라이브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다음을 이야기하고 교실로 올려 보냈습니다. 보낸 뒤 맘이 개운치 않아 프린터를 다시 설치하고 교실로 올라가 유*이가 모델링한 파일을 직접 출력해 보라고 했습니다. 본인이 출력하는 도중에 자주 필라멘트가 끊어져 출력이 안 돼 유*이를 교실로 올려 보내고 원인을 찾아 출력하기로 했습니다. 몇 시간째 헤매는 도중에 유*이도 궁금한지 자주 내려와 상황을 보고 가곤 했습니다. 자신이 모델링한 것을 출력해서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보입니다. 내일쯤 다시 출력해 보자고 하고, 원인을 찾아 출력을 걸었습니다. 다행히 잘 출력되어 다음 날 아침에 주었습니다. 출력된 루어를 받아 들고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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