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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볼은 왜 거기에 달려있니?

입체적 얼굴과 평면적 얼굴

by 테레사

각진 턱과 돌출된 광대뼈, 몽고주름이 있는 짝눈, 별 특징 없는 코와 입, 전체적으로 강단 있어 보이는 인상.

나의 얼굴은 전형적인 북방계 몽골리안을 닮아있다.

여고시절 친구 중 하나가 내게 “네 얼굴은 넓적하잖아ㅋㅋㅋ”라고 말했을 때 그것을 어렴풋이 알게 되었고,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과 어울리던 시절에는 그것을 보다 명확히 인지하게 되었다.

언젠가 한 번은 친하게 지내던 남미 출신의 친구와 수다를 떨다 엄청난 사실을 발견했다.

그 아이의 두 볼이 얼굴의 옆면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내 두 볼은 앞면에 달려있는데....

나와 그 친구의 얼굴이 달라 보이는 요소야 많고도 많았지만, 2D냐 3D냐의 근본적이고도 구조적인 차이점을 (그제야) 깨닫게 된 것이었다.

우리 둘은 그 발견에 고개를 뒤로 젖히며 깔깔 웃었다.


아무리 찾아봐도 예쁜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는 얼굴이지만, 나는 내 얼굴에 큰 불만이 없다.

불만은커녕 자연미인은 못되었지만 자연인으로는 살고 있다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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