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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주택자 자녀의 착각

by 테레사

“엄마, 우리가 어른이 되면 엄마, 아빠는 떠나죠?”

무슨 이야기인가를 나누고 있던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대뜸 나에게 물었다.

“아니, 너희가 우리를 떠나.”

돌연 외로운 마음이 되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

내 대답을 들은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버퍼링 중.

아무래도 도통 무슨 소린지 이해하기 어렵겠지.

부모가 세상의 전부같이 느껴지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그 전부를 떠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은.

마침내 날 수 있게 된 아기 새는 둥지를 떠난다는 이야기를 해줘야겠다, 하는 차에 둘째 아이가 말했다.

“아니~ 우리가 어른이 되면~ 우리끼리만 이 집에 살게 되는 건 줄 알았는데?”

? 이건 또 무슨 도둑놈 같은 소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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