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시골청년<8>
‘청년활동가 안녕한가요?’라는 글이 신문에 실린 뒤 ‘충남 사회적경제 청년활동가’ 1기 동기들을 만났다. 천안, 아산, 당진, 세종, 서천, 청양, 홍성 등 충남 각지에서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이라 한 곳에 모이기는 쉽지 않았다.
“저... 오늘 칼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죄송합니당.”
“저도...야근 때문에 어려울 듯 싶어요.”
모임 시간이 가까워지자 단톡방에서 알람이 계속 울렸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비해서 지방이나 시골의 삶이 느긋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 않다. 이곳 청년들도 저마다의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결국 한 차례 모임을 연기하고 나서야 모일 수 있었다.
가끔 행사나 업무 때문에 몇몇은 마주친 적이 있으나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건 거의 4년 만이었다. 그때만 해도 대부분 20대였는데 이제 가장 나이 어린 동기들도 이제 서른 살이 코앞이다. 이제 일터에 후배도 생기고 직책도 높아졌다. 사회 초년생이었던 이 친구들은 이제 어엿한 지역 활동가로 성장해 있었다. 서로 근황을 나누다 지역에서 청년활동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 흘러나왔다.
“앞으로가 걱정이에요.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기도 하고요.”
이제 4~5년 차 된 활동가들이다. 지역 단체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다 보니 중간 직책이 없다. 바로 위 직책은 조직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 자리다. 성장의 다음 단계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렇다고 현재 직책에 머물러 있자니 정체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생긴다.
이런 고민은 NGO와 같은 단체 활동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청년들이 성장과 정체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한다. 나도 그랬다. 서울에서 기자를 하다가 귀촌해서 지역신문사에 일하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물었다. 중앙일간지에서 승승장구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기자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면서 시골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간다고 스스로 위안했지만, 마흔이 된 지금도 성장에 대한 강박관념과 정체에 대한 불안감을 완전히 놓지 못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은 언제쯤 생기는 걸까. 아직 나는 그 답을 알지 못하기에 어린 동기들에게 뭐라고 해줄 말이 없었다.
답 없는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힘을 얻을 때가 있다. 그 고민을 공감해주는 사람만 만나도 고민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에 또 만나기로 했다. 한 동기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서천으로 놀러 가자고 했다. 그러면 또 이 지면을 통해 청년활동가의 소식을 전할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