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Goes On

인생이란 여정

by 뮤뮤

‘인생이란 대체 뭘까.’


이 질문 앞에서 오래 멈춰 선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사는 삶이란 어떤 건지. 어느 순간부터 그 경계조차 희미해졌다. 열심히 살면 행복해질거라 믿었고, 성실과 선의는 반드시 보답받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고 인연이 흩어지면서 깨달았다. 삶은 단순한 공식이 아니며, 진심이 언제나 정답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연이라는 것도 그렇다. 서로의 마음이 닿을 때는 세상이 전부 내 편인 듯 빛나지만 한순간의 어긋남으로도 너무 쉽게 멀어진다. 붙잡으려 하면 더 멀어지고, 잃지 않으려 애쓸수록 더 깊이 사라진다. 마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물처럼. 인연은 애씀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어쩌면 인연은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흐름의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때론 선의도 죄가 된다. 좋은 뜻으로 건넨 말이 누군가의 가슴에 비수가 되어 박히고,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가 어떤 이에게는 평생을 버티게 하는 기억이 되기도 한다. 그 불가해한 모순 앞에서 나는 종종 무력해진다.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걸까? 앞으로 나아긴 하는 걸까.‘ 하는 끊임없는 의구심.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 그 무수한 오해와 상처, 그리고 후회의 조각들로 채워진 채로.


돌이켜보면 인생은 언제나 엇갈림과 어긋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속에서도 나는 배워왔다. 잃어버림 속에서 소중함을, 고독 속에서 자기 자신을, 절망 속에서 미세하게 빛나는 희망의 본질을.


삶은 때로 너무 가혹하고, 부당하며, 지독히 애꿎다. 아무 잘못도 없는 이에게 고통이 찾아오고, 간절히 원한 것은 언제나 먼 곳에 머문다. 그럴 때면 세상이 나에게만 불공평한 것 같아 원망스럽다.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 그 모든 순간이 나를 단단하게 빚어온 과정이었다는 것을.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만 깊은 성찰이 자라난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삶은 정답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하루가 나에게는 기적이 되기도 하고 어제의 절망이 오늘의 용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그렇게 끝없이 변주되며, 각자의 해석으로 완성되어 간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믿고 싶다. 모든 만남에는 이유가 있고, 모든 이별에도 배움이 있으며, 모든 상처에도 결국 빛이 스며든다고. 오늘은 비록 흐릿하고 무겁더라도 언젠가 이 하루도 내 인생의 문장 한 줄로 남겠지. 아팠던 만큼 성장했고, 흔들린 만큼 단단해졌다 그렇게 기록될 것이다.


나는 여전히 서툴고, 여전히 흔들리지만 그래도 이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왜냐하면 모든 끝에는 또 다른 시작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으니까.


그리하여 나는 오늘도 살아간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오해하며, 미워하고, 후회하고, 용서하며. 그 모든 복잡하고 뒤엉킨 감정들 속에서 나는 조금씩 나 자신이 되어간다. 어쩌면 이런 것이야말로 ‘잘 사는 삶’ 일지도 모르겠다. 완벽하게 행복하지 않아도 끝내 다시 일어나 살아보려는 그 의지 하나.


그렇기에 인생은 여전히 아름답고,

시간은 계속 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