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재를 시작하며
지난 2007년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최고경영자(CEO) 400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와 와인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이 중 84%가 와인에 대한 지식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CEO 95%가 "와인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정말로 중요하다"는 답변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오피니언 리더격인 CEO들이 와인에 대해 느끼는 부담감이 이 정도이니 일반인에게는 더욱 더 까다로운 술로 인식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와인은 그렇게 부담스럽고 까다롭기만 한 술일까요. 그렇다면 식사자리에서 늘 와인을 함께 하는 서양인도 그렇게 느낄까요.
소주나 막걸리를 마실 때처럼 와인도 그냥 가볍게 즐기는 술일뿐입니다.
와인은 그냥 술 일 뿐입니다. 우리가 전통주인 소주나 막걸리를 마실때 정해진 격식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와인 또한 술의 한 종류입니다. 다만 우리나라 전통주에서 사용하지 않는 얇고 큰 잔을 사용하고 서양식 주법으로 즐긴다는 것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와인은 멋이나 품격을 강조하는 술이 아닙니다. 그냥 식사 자리에서 식사를 돕는 술일 뿐입니다. 와인 매너는 와인을 편안하고 맛있게 마시기 위한 기본적인 룰에 불과합니다.
식사 자리에서 깍듯하고 자연스런 테이블 매너는 상대방에게 세련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상대방이나 주변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거나 불편하지 않으면 일단 실패한 자리가 아니라는 얘기죠.
와인은 격식이 아니라 지식으로 마시는 술
와인을 마실때 가장 중요한 것은 와인에 대해 어색함을 갖지 않고 더 나아가 와인과 음식에 대한 대화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교환할 수 있는가 입니다.
어떻게 보면 와인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사실 여기에 있을 지 모릅니다. 와인에는 역사와 예술은 물론이고 정치와 종교, 경제까지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와인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의 인문 지식은 물론이고 정치, 경제적 감각까지 그대로 묻어나게 됩니다. 그래서 와인을 말할때 "격식으로 마시는 술이 아니라 지식으로 마시는 술"이라고 말을 합니다.
와인의 기본 매너부터 역사, 문화, 종교, 정치, 경제 등 관련 전문지식을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쉽게 풀어낸 ‘와인, 알고 마실까요?’ 연재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