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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관웅의 tellmewine Feb 13. 2019

2. 테이블 매너-와인 마실 땐 우아하고 시크하게

@ 와인, 알고 마실까요?



비즈니스 등 격식을 갖춘 자리에서의 와인 주도(음주법)는 꽤나 깐깐합니다. 와인을 주문하면 레스토랑의 소믈리에나 직원이 호스트에게 병을 가져와 라벨을 보여주며 코르크를 개봉합니다. 그리고 코르크를 접시에 올려줍니다.


호스트는 코르크를 가져다 냄새를 맡고 코르크의 상태를 살펴본 뒤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러면 소믈리에가 호스트의 잔에 약간의 와인을 따르게 되죠. 호스트는 맛을 본 후 서빙해도 좋다는 나름의 의사 표시를 하는 것으로 와인을 음용하기 위한 사전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와인 코르크가 곰팡이에 오염돼 와인의 맛을 변질시키는 부쇼네(코르키) 현상은 코르크에서 곰팡이 냄새 또는 젖은 걸레에서 나는 악취가 특징입니다. 와인 내용물도 본래의 맛과 향을 잃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죠. 부쇼네 와인은 코르크부터 깨끗하지 않습니다. 사진에서 보듯 바깥 부분은 시커멓게 핀 곰팡이 자국이 있고 와인과 맞닿은 안쪽도 정상적인 와인의 모습과 크게 다릅니다. 따라서 코르크가 깨끗하지 않다면 부쇼네나 열화현상이 생긴 것으로 봐야 합니다. 


정상적인 와인 코르크는 와인과 맞닿은 부분만 보라색을 띠고 나머지 부분은 깨끗합니다. 코르크의 향기를 맡아보면 포도 과즙 위주의 향이 납니다.


코르크·맛으로 와인의 종류·상태를 사전 체크합니다.      

 

대부분은 와인을 서빙하는 직원이 코르크 상태를 먼저 확인하지만 코르크에 곰팡이가 끼어있거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을 경우 냄새를 맡아보는 게 좋습니다. 이런 경우 와인이 상했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것을 '부쇼네' 또는 '코르키'라고 합니다.


또 와인의 맛을 먼저 보는 것은 호스크가 주문한 와인이 맞는지, 이상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죠. 하지만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지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문제가 있는 와인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드문 데다 품질에 문제가 있더라도 소믈리에나 직원이 와인을 개봉하는 순간 가려내기 때문에 사실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레이디 퍼스트. 먼저 여성에게 (여성이 없는 경우 중요인사) 따라주세요.

    

와인을 따를 때는 절차가 있습니다. 호스트가 와인 서빙을 허락하면 테이블에 있는 여성에게 제일 먼저(여성이 없는 경우 중요인사) 와인을 따라줍니다. 그리고 시계 방향, 즉 오른쪽으로 돌아가면서 와인을 따르게 됩니다. 호스트는 맨 나중에 잔을 받게 됩니다. 호스트가 마지막에 잔을 받는 것은 와인에 침전물이 있을 수 있는 것을 감안한 것입니다.     


이제 맛있는 와인이 앞에 놓였네요. 와인 잔은 가느다란 목(스템) 부분을 잡고 마시면 됩니다. 간혹 볼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고 마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올바른 매너는 아니지만 레드 와인이라면 크게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레드와인은 가장 좋은 맛을 내는 온도가 16~18도 정도라고 말합니다. 온도가 너무 높으면 알코올 성분이 두드러져 와인 고유의 향을 떨어뜨리고, 반대로 온도가 너무 낮으면 텁텁한 탄닌 맛이 두드러져 와인 특유의 복합적인 향을 못 느끼게 됩니다.


스탠딩 파티가 아니면 잠깐 볼을 잡고 있는다고 해서 와인의 온도가 그리 많이 올라가지 않습니다. 와인 고수의 경우 탄닌이 강하다고 생각되면 일부러 와인 잔의 볼을 잡아 체온으로 와인의 온도를 약간 올려주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화이트 와인은 10~12도, 스파클링 와인은 6도 정도로 차게 마시는 술이기 때문에 가급적 볼을 안 잡는 게 좋습니다.     



스월링은 와인에 빠른 시간 안에 공기를 쐬어 향을 살아나게 하는 것으로 원래는 잔을 들고 허공에서 돌리는 게 올바른 예의입니다. 하지만 바닥에 대고 해도 실례가 되지는 않습니다. 


마실 때는 입안에서 조용히 굴려 넘겨주는 게 매너   

  

와인을 마실 때 간혹 와인에 대해 좀 안다는 걸 자랑하기 위해 '스~읍' 하는 공기 소리를 내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 데 이것은 잘못된 행동입니다.


이는 로버트 파커나 와인을 감별하는 사람이 와인을 평가할 때 입안에 공기를 최대한 많이 흡입해 향을 맡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행동은 와인을 선택해 일행에게 대접하는 호스트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옆에 있는 사람에게 큰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자칫 사레가 들려 식사 테이블에서 큰 낭패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와인을 마실 때는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입안에서 굴려서 넘겨야 합니다.   

   


와인 잔을 습관적으로 빙빙 돌리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올바른 예절은 아닙니다.


와인 잔을 돌리는 것을 스월링(Swirling)이라고 하는데 와인 잔을 시계 반대방향(오른손잡이 기준)으로 돌려주며 와인이 공기와 많이 접촉하도록 해 향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행동입니다.


호스트나 주변 사람들이 대화를 하고 있는데 옆에서 스월링을 자꾸 하면 자칫 산만한 사람으로 비칠 수 있습니다.     


다만 “평소에 마셔보고 싶던 와인인데 여기서 접하게 돼 너무 좋다”는 등의 칭찬을 나누며 스월링을 하고 잔에 코를 대고 향을 맡는 행위는 오히려 훌륭한 매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스월링을 할 때는 잔을 바닥에 대고 자기의 앞으로 잔을 돌리는 게 예의입니다. 반대로 하면 와인 잔의 내용물이 앞사람이나 옆 사람에게 튈 수도 있습니다. 흰색 와이셔츠나 드레스 셔츠를 입은 주변 사람에게 와인이 튀면 큰 실례를 범하게 되는 만큼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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