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관웅의 tellmewine Feb 14. 2019

3. 꼬부랑글씨 와인 라벨, 생각보다 간단해요

@ 와인, 알고 마실까요?


와인도 예술작품처럼 알고 즐기면 감동이 더 커집니다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을 예술작품에 비유합니다. 음악이나 미술작품을 감상할 때 별다른 지식이 없어도 큰 문제가 안됩니다. 그렇지만 그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작가 및 작품이 만들어진 시기와 배경 등을 미리 알고 보면 작품에 대한 깊이나 감동이 배가되죠. 와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 어떤 종류의 포도로 누가 만들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알면 즐기는 맛은 물론이고 얘깃거리도 풍성해져 보다 품위 있고 유익한 비즈니스 자리가 됩니다.      


그러나 한 해에만 전 세계에서 수십만 가지의 와인 제품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특정 와인에 대한 정보를 꿰차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포도라는 한 가지로 만들어지지만 맛과 향이 같은 와인은 하나도 없습니다


당장 와인에 사용되는 포도 종류만 해도 수백 가지가 넘고 생산되는 나라와 지역, 더 나아가 와인을 제조하는 와이너리마다 사용하는 포도 품종과 혼합 비율도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같은 지역에서도 그 포도를 길러낸 농장의 토질과 기후가 저마다 다르고 농부의 손길과 제조자의 철학도 전혀 다릅니다. 심지어 같은 농부가 기르고 같은 사람이 와인을 빚어도 와인은 그해 그해 다른 와인이 탄생합니다.  

    

그렇더라도 와인에 대한 정보를 개략적으로나마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와인병에 붙어있는 라벨을 통해서죠. 


라벨은 해당 와인이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서 언제 생산됐는지, 포도는 어떤 품종을 사용했는지, 와인의 품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제품 이름과 생산 이력 외에도 알코올 함량, 품질 등급 등도 알려줍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라벨을 보면 먼저 골치가 아픕니다. 영어도 어려운데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등 복잡한 언어가 적혀 있어 난감합니다. 그러나 라벨을 표기하는 방법에는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와인 생산지 표기는 유럽권과 북남미가 다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이른바 구대륙은 라벨에 산지를 표시합니다. 산지를 보고 어떤 포도가 사용됐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미국, 칠레, 아르헨티니 등 신대륙은 산지와 함께 품종도 함께 표기합니다. 따라서 구대륙 와인은 산지를 보고 별도로 품종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신대륙 와인보다 좀 번거롭긴 합니다.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등 신대륙 와인은 라벨을 통해 보다 쉽게 와인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라 크레마(LA CREMA)


미국 와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사진은 미국 오레곤주 러시안 밸리(Russian River Valley)에서 피노누아(Pinot Noir)를 사용해 만든 라 크레마(LA CREMA)의 제품으로 알코올 함량이 14.5%라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자질구레하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와인 정보를 아는 데 아주 중요한 정보는 아닙니다. 

 

    

마르께시 안티노리(Marchese Antinori) 끼안띠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이탈리아 와인을 볼까요. 


프랑스 와인과 같은 방식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끼안띠 클라시코(Chianti Classico)와 마르께시 안티노리(Marchese Antinori) 두 가지입니다. 


이 와인은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끼안띠 클라시코라는 곳에서 해당 지역 규정(DOCG)을 통해 생산된 마르께시 안티노리(Marchese Antinori) 와인이라는 것입니다. 


끼안띠 클라시코는 토스카나 주에서 산지오베제를 중심으로 와인을 만드는 핵심 지역이므로 이 와인은 산지오베제를 주원료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산지오베제 90%를 사용해 산도가 있고 미디엄 바디의 느낌을 주는 와인이라는 것을 마시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이죠.      



샤또 무똥 로췰드(Chateau Mouton Rothschild)


프랑스의 대표적 와인인 보르도 와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맨 위의 샤또 문양 밑에 쓰인 1984와 1985란 글자는 그 해에 생산된 포도를 사용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큰 금색의 글씨로 ‘샤또 무똥 로췰드(Chateau Mouton Rothschild)’라고 쓰여 있네요. 그랑크뤼 클라세 1등급 와인입니다. 


그 밑에 ‘앙 부떼이유 오 샤또(en bouteillies au Cahteau)’라는 문구는 샤또가 병입을 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밑에 씨인 ‘뽀이약(Pauillac)’은 보르도의 뽀이약 지방에서 생산된 세부 지역 표시입니다. ‘아펠라시옹 뽀이약 꽁뜨롤레(Appellation Pauillac Controlee)’는 뽀이약의 생산규정을 따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바롱 필립 드 로췰드(Baronne philippine de Rothschild)’라고 표기된 것은 와인을 제작한 샤또 이름입니다. 단순해 보였는데 참 많은 것이 담겨있네요.  

   

와인 라벨 정보에서 브랜드, 생산지역만 알아도 절반은 파악한 셈이죠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와인의 브랜드와 생산지역, 제조 연도만 알아도 절반 이상을 파악한 게 됩니다.  

   

샤또 무똥 로췰드는 보르도 그랑크뤼 클라세에서 5개밖에 없는 1등급 와인 중 하나입니다. 생산지역인 뽀이약은 지역 규정에서 까베르네 쇼비뇽을 기반으로 멜롯 등 다른 품종을 약간씩 섞어 만듭니다. 즉 까베르네 쇼비뇽은 타닌이 많고 아주 묵직한 맛을 내는 포도 품종이므로 풀바디의 와인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2. 테이블 매너-와인 마실 땐 우아하고 시크하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