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따라 떠나는 합천 여행
봄바람이 살랑이는 이 계절, 어디로 떠나야 할지 고민이라면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탁 트인 자연과 만개한 꽃들이 어우러진 합천은 봄의 정취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화려하게 물든 산과 호수, 그리고 생명력 넘치는 생태공원이 어우러진 이곳에서라면 누구나 잊지 못할 봄날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지금부터 합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봄 풍경을 따라가 본다.
경남 합천과 산청 사이, 해발 1,108m에 우뚝 선 황매산은 봄이면 진분홍빛 철쭉으로 화려하게 물든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 위로 이어지는 철쭉 군락은 보는 순간 감탄을 자아내고, 특히 매년 5월 초 열리는 황매산 철쭉제 기간에는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다.
산자락을 뒤덮은 철쭉 물결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황매산의 매력은 풍경만이 아니다. 차량으로 정상 부근까지 쉽게 오를 수 있어,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봄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능선 위에 서면 발 아래 펼쳐지는 합천호의 푸른 물결과 겹겹이 이어진 산 능선이 어우러져 한층 더 웅장하고 압도적인 봄의 풍경을 선사한다.
합천의 봄을 대표하는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백리 벚꽃길이다. 무려 40km에 달하는 이 장대한 벚꽃길은 합천호를 따라 이어지며 매년 봄, 하얗고 연분홍빛 벚꽃 터널로 변신한다.
차를 타고 천천히 달리다 보면 어느새 창밖으로 펼쳐지는 벚꽃 물결에 넋을 잃게 된다. 푸른 호수를 배경으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 터널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로맨틱하고, 봄바람에 흩날리는 꽃잎마저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중간중간 마음에 드는 곳에서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발아래 수북이 쌓인 벚꽃잎을 밟으며 걷다 보면, 봄날의 여유와 설렘이 온몸으로 스며드는 특별한 순간을 만날 수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합천의 핫들생태공원이 제격이다. 합천호 상류에 자리한 이곳은 강과 습지, 넓은 들판이 어우러진 생태 공간으로, 걷기 좋은 산책로와 다채로운 풍경이 매력적이다.
갈대밭과 생태 연못, 나무 데크길까지 잘 정비되어 있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편하게 걸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봄이면 야생화가 공원 곳곳에 피어나고, 철새들이 찾아와 생명력 넘치는 봄의 정취를 더한다. 걷다 보면 어느새 전망대에 오르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합천의 광활한 자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봄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이 고요한 풍경 속에서 마음까지 환하게 물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합천은 봄날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담아낸 여행지다. 황매산의 끝없이 펼쳐진 철쭉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음이 탁 트이고, 백리 벚꽃길에서 꽃비를 맞으며 즐기는 드라이브는 일상의 스트레스를 모두 날려준다.
여기에 핫들생태공원에서 자연과 함께 여유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봄날의 낭만과 힐링이 가득 채워진다.
이번 봄, 어디로 떠날지 망설이고 있다면 합천으로 향해보자. 자연이 전해주는 봄의 감동과 소중한 기억을 오롯이 간직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