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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억 들였는데 무료라고?" 8km 트레킹 명소

숲·호수·전망대를 품은 8km 생태 트레킹 코스

by telltrip
najuho-ecotrail-lake-forest-trekking2.webp 나주시 둘레길 풍경 / 사진=나주시 공식 인스타그램


전남 나주의 산자락을 따라 길을 내린 나주호 둘레길은 도시에 머물던 감각을 서서히 지워내는 코스다.


2025년 10월 전 구간이 개통되며 완성된 8km의 순환형 길은 숲과 호수가 서로 다른 표정을 보여주어 한 번의 여행으로 두 풍경을 동시에 품게 한다.


오랜 시간 농업용수를 담당하던 인공호수는 이제 여행자를 위한 생태 공간으로 자리를 바꾸었다.



najuho-ecotrail-lake-forest-trekking1.webp 나주시 둘레길 전경 / 사진=나주시 공식 인스타그램


둘레길의 출발점은 한전KPS인재개발원 인근이며, 녹야원으로 이어지는 4.4km는 숲이 짙게 감싸는 길이다. 흙길과 데크, 오솔길이 번갈아 이어지며 완만한 경사가 걸음을 부드럽게 한다.


중간중간 마련된 쉼터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면 숲 사이로 드러나는 물빛이 고요한 울림을 남긴다. 이 구간은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najuho-ecotrail-lake-forest-trekking6.webp 나주호 둘레길 모습 / 사진=나주시 공식 인스타그램


이어지는 3.6km는 호수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구간이다. 중흥리조트 주변에서 다도광업소로 이어지는 길은 물결이 발걸음에 맞춰 흐르고, 인도교 전망대에서는 사방으로 펼쳐지는 호수의 표정이 넓게 열린다.


특히 해질 무렵 물 위에 번지는 빛은 여행자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순간을 만든다. 계절마다 변하는 풍경도 이 길의 매력이다.



najuho-ecotrail-lake-forest-trekking4.webp 나주호 / 사진=나주시


둘레길을 찾는 여행자는 비용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이며, 안내판과 지도도 명확하게 준비되어 있다.


개통 과정에서 데크 보완과 화장실 확충 등 시설 개선이 이루어져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로 완성되었다. 어린이부터 노년층, 반려견 동반 여행자까지 모두가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najuho-ecotrail-lake-forest-trekking5.webp 나주호 풍경 / 사진=나주시


1970년대 영산강 개발사업 속에서 만들어진 나주호는 오랫동안 지역 농업을 지탱해온 기반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이 제 역할을 되찾기 시작했고, 그 변화 위에 조성된 둘레길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여가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110억 원의 정비를 거친 이 길은 숲의 고요함과 호수의 개방감을 담아 여행자의 걸음을 천천히 이끈다. 나주라는 도시가 품어온 풍경은 이제 둘레길 위에서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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