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도리작가 Jun 03. 2019

직장생활의 소소한 행복과 작별

직장인들의  행복은 무엇일까?

골치 아픈 일을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했다든지, 내 능력을 인정받아 조기 승진을 했다든지,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

이런 일들은 빈번하게 일어나지도 않을뿐더러, 직장생활이 뭐 그리 드라마틱하고 환희에 찬 곳도 아니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매달 정해진 날 나오는 월급에 마음 든든하고

예상보다 많은 성과급에 기뻐하고

점심시간, 삼삼오오 친한 직원들과 맛난 음식 먹으며 신나게 수다 떨고

새로 생긴 카페에서 1,000원에 할인하는 아메리카노에 부자가 된 것 같고 그렇다.


회사 위치가 광화문이라 걸어서 5분 거리에 교보문고가 있다.

나는 점심때 주로 운동을 하는 편이지만 가끔 서점 구경 가곤 한다.

책도 보고 저렴한 액세서리도 사고 서점 내 식당에서 맛난 밥도 먹고.

소소한 행복들이다.

직장인들은 매일매일 이런 종류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자기를 위로하고 스트레스를 푼다.


가끔 들르는 카페 있다.

도로변에 반평도 안돼 보이는 작디작은 카페

거기 아담하고 예쁘장한 사장님이 계시는데 갈 때마다 뭘 그렇게 주신다.

이미 밥 먹고 든든한 상태로 가는 건데 사과도 한쪽 주고

미니 소시지도 하나 주고, 와플도 하나 주고

그날따라 줄게 없으면 주문한 음료에 내용물이라도 한 숟가락 더 넣어 주신다.


이 비싼 동네에서 그 작은 카페에서 2천 원, 3천 원 하는 커피 팔아서 뭐가 남을까 싶은데

그래도 항상 웃는 얼굴이시다.

사장님들 웃고 계셔도 어느 순간 가게가 사라지고 없는 경우를 몇 번 봐서 이 친절한 가게는 단골 많이 생기고 오래오래 번창했으면 좋겠다.


이런 작은 친절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나에겐 회사 생활하면서 느낀 작은 행복이었다.

 이런 소소한 행복 안녕이다.

이젠 새로운 소소한 행복한 경험들을 하게 될 거다.


사무실에 들어와 보니 책상에 작고 예쁜 상자 하나가 놓여 있다.

쿠키와 작은 케이크가 들어있다.

최근 수습 딱지를 뗀 우리 과 막내 직원이 이쁜 짓을 한 모양이다.

'드디어 수습 딱지 떼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는 사람과 가는 사람. 시작하려는 사람과 끝내려는 사람

그 친구를 보니 15년 전 공무원 임용을 받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마냥 좋아만 하던 내 모습이 가물가물 떠오른다.

이상하다. 조금 서글다. 그래도 살아야지.

 원래 그런 거니까






작가의 이전글 주제 파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