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연한 것까지 걱정해야 하는 시대
6살 둘째는 아들이다.
가지고 싶은 장난감이 어찌나 많은지
매일매일 이어지는 조름에 그냥 사주고 말지 하여 사주었다가는
그 악효가 딱 24시간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달은 안되고 10월되면 사준다고 약속해 둔 터라
매일매일 하루씩 숫자를 빼면서 10월 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주말이면 특별히 tv시청을 할 수 있어서 40-50분정도 신나게 티비를 본다.
요즘 미니특공대에 푹 빠져있어서
장난감 가게에 구경갈 때마다 엄마한테 미니특공대의 각 인물에 대해 신나게 설명해 주곤 한다.
미니특공대 전, 신비아파트 퇴마검에 푹 빠졌을 때는
퇴마사가 되어 온 집 안에 있는 귀신들을 잡으러 다녔고
그 이전엔 누나가 보던 해리포터 영화를 따라 보더니
집 안에서 막대기 하나 보이면
해리포터가 되어 온갖 마법을 날리곤 했다.
다리부러질려고 왜 그렇게 뛰어 내리냐? 아래층 아줌마 무서운데 오랜만에 또 올라오시겠다.
호통을 치긴 하는데
내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는 은근한 안도감이 설설 지펴지곤 한다.
남자 아이가 다리 부러지든 말든 뛰어 내리고 총이며, 칼이며, 자동차를 사달라고 조르는 것
얼마나 다행인가?
인형이나 화장품셋트 같은 것이 아니라서
누구나 다 아는 트렌스젠터 하리수가
중국가서 결혼하고, 거기서 간간히 소식을 전해 올 때마다
성형을 또 해서 그런건지
점점 사람아닌 예쁜 여자 인형을 닮아간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 하리수가 처음 방송에 나와 충격을 안겨주었을 때 만해도
태국관광이 한국에서 보편화되면서 패키지일정중에 있는 게이쇼가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던 때만 하더라도
그런 것들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들이었다.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 하는 정도
그냥 그런 나라도 있구나 하는 정도
한국 교육의 바운더리 안에서 충실하게 교육을 받은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그런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고민의 대상 자체가 아니었고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좋아하는게 너무 당연해서
논란이 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내가 있는 부처가 그런 업무를 하는 곳이다보니
더욱 회사에서 그런 일들을 접하게 되는데
2018년 미투 이후 관련된 듯 아닌듯,
그런 성적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인권을 주장하고
청문회 등에서도 자연스럽게 주제로 언급되는 시기에 살고 있다.
하리수스토리를 다큐화 했던 프로그램에서 하리수 어머니가 나와
하리수가 어릴 때 무언가 다른 남자아이들과는 달랐다면서
유달리 분홍색을 좋아하고, 자주 인형을 가지고 놀았다고도 했다.
지금 같으면 좀 이상하다 싶어서 전문가에게 상담이라도 받아보아을 텐데
당시엔 너무 당연히 아닌 것에 대해 무슨 의문을 제기했겠는가?
살기 바쁜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그냥 독특한 아이인가 보다 했겠지
건장한 아들이었던 자식이 수술하고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의 충격을
나는 차마 상상 할 수조차 없다.
아들이 아들답게 노는 것에
딸이 딸답게 노는 것에 안도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들
애들 키우기 참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