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는 가장 특이한 세계 1위였다.
어릴적 TV에서 스포츠를 보는 것이 가장 큰 낙중에 하나였던 난, 테니스 중계도 심심치 않게 많이 봤는데, 딱봐도 특이한 선수가 있었다. 나는 "리오스"라는 성만 기억했다. 그의 풀네임은 마르셀로 리오스.
당시 (아마도 1994년쯤) TV해설자께서 "세계 1위는 모르겠지만 10위안에는 곧 들어갈 선수"라고 너무나도 확신을 갖고 이야기했던게 기억이 나고, 나에게는 왼손잡이라는 특이한 상황에 아즈텍 문명인이 되살아난듯한 외모에 검은 긴머리를 휘날리며 테니스를 치던 그 선수는 나의 롱텀메모리에 자리 잡았다. (그래서 지금 이글도 쓴다.)
샘프라스, 아가시등이 세계 1위를 놓고 다투던 그 시대에 비록 매우 짧은 기간이지만 (10주) 세계 1위를 했던 리오스. 마르셀로 리오스는 플레이 스타일 뿐만 아니라 세계 1위로서 몇몇 특이 사항이 있다.
메이저 대회 우승 경험없이 1위를 한 유일한 선수.
최초의 남반구 출신 1위 (칠레).
그런데 갑작스런 성공으로 인한 사생활문제 (결혼/이혼 반복), 등부상으로 인한 조기 은퇴(28살)가 아쉬운 선수이다.
ps. atpworldtour.com인터뷰에 따르면 선수로는 늦은 11살에 테니스를 시작했다. 레슨을 정식으로 받은적도 없다. 집 옆 골프장 테니스 코트에서 학교 땡땡이를 까고 할일이 없어서 테니스를 쳤다고 한다. 골프장에 온 손님들은 동네의 소년이 아니라 로컬 레슨프로인줄 알고 한수배우기 위해 줄을 섰고, 그런 중에 누군가의 추천으로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