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1회전을 승리한 정현. 다음 상대들은?
아... 그동안 너무 정신없는 주간이었다. 빅4의 절반이 없는 올해 US오픈에서 정현은 운이 좋게(?) 빅4가 없는 반쪽 대진표로 들어갔다. 이번 US오픈 대진표는 막판에 머레이가 기권하면서 재배치가 일어나서 더욱 미리 분석이 어려웠다.
1. 1회전 상대 - 호라시오 제발로스(세바요스)
2년전 챌린지급 대회에서 정현은 제발로스에게 완패를 당했다. (2-0) 정현은 왼손 선수에게 이겨본적이 없어서 이번에 1회전에서 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이는 정현의 약한 포핸드에 기인한다), 정현이 서브가 시망(더블폴트 10개)인 상황에서도 엄청난 숫자의 브뤡을 세이브하면서(13개중 12개 세이브) 버티더니 이겨냈다. 포핸드의 각도가 날카로웠던 것이 승리 요인. 정현이 주로 포핸드 훈련을 하드코트 시즌중에 해왔음을 보여준다. 서브의 컨디션만 올라오고 체력이 받쳐주면 다음 라운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2. 2회전 상대 - 존 이스너(10)
현역 선수중 가장 강한 서버 2명중 하나. (최강서버는 이보 카를로비치) 속도도 빠르지만 (이스너 서브 230Km/h. 정현 서브는 200Km/h 정도) 2m 10cm에 육박하는 높이에서 오는 바운스는 리턴의 왕 조코비치도 어찌하지 못할때가 있다. 하드코트중에서도 가장 빠른 US오픈이 열리는 빌리 진 킹 테니스 센터는 분명 이스너의 강서브가 통할 것이고, 정현이 이기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단 희망은 있다. 이스너는 강서버지만 좋은 리터너도 아니다. 따라서 정현이 서브를 가다듬어 철저히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면 타이브뤡에 가서 동전던지기 같은 승부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냉정히 정현이 이스너를 이기기는 힘들것이다. 그래도 혹시 이긴다면...
3. 3회전 (32강전) 예상 상대 - 미샤 즈베레프(23) 또는 베노아 페어
즈베레프와 페어 모두 정현보다 랭킹이 높다. 페어는 2년전 정현이 박살낸 기억이 있다. (윈스턴 살렘 오픈에서 2-0으로 완승) 테니스토리는 굳이 예상을 하라면, 즈베레프 형제중 형인 미샤를 만날 듯하다. 다행인건 미샤 즈베레프가 1회전에서 미국 대학 챔피언 자격으로 와일드카드를 받은 선수에게 힘겹게 이겼고, 또 만만치 않은 페어를 상대해야 하기에 체력 소모가 클것이라는 것. 불행인건 정현이 약한 왼손선수라는 것이다. 서브를 하고 네트를 점령하는 90년대 스타일의 테니스를 구사하는 즈베레프에게 정현의 백핸드 다운더라인 패싱이 작렬한다면 의외로 쉽게 이길 수도 있다.
4. 16강전 예상 상대 - 우리에겐 이미 익숙한 샘 쿼리(17)
원래는 마린 칠리치(5)가 있어야 하는 자리인데, 머레이가 기권하면서 칠리치가 머레이 대신 2번시드 자리로 들어갔고, 칠리치의 자리를 샘 쿼리가 채웠다. 정현에게도 칠리치보단 쿼리가 수월한 상대. (쿼리도 원래는 16강전 예상상대가 페더러였는데 정현(?) 또는 이스너로 바뀌었으니....)
샘쿼리는 느린 코트와 빠른 코트의 차이가 극명한 선수. 프랑스 오픈에서는 정현에게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당했지만 윔블던에서는 당당히 머레이를 이기고 4강에 올랐다. 빠른 하드코트이자 홈코트인 US오픈에서는 매우 강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현이 만약에 16강에 올라온다면 프랑스 오픈과는 전혀 다른 쿼리를 상대해야 할것이다. 단, 이스너까지 이겨본 정현에게 샘쿼리는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
즉, 정현은 2회전 상대인 이스너가 가장 랭킹도 높고 강한 상대이다. 이스너만 이긴다면 무려 8강까지도 올라갈수 있는 대진표라고 할 수 있다.
5. 이제 모두가 우승후보라 할 수 있는 8강전에 만약에 정현이 올라온다면...
예상 상대는 바로 동생 즈베레프인 알렉산더(4). 올해 페더러와 나달을 제외하고 가장 강력한 선수인 즈베레프. 단 아직 어리고 기복이 있어서 정현에게 정신적 압박감은 마린 칠리치(5)같은 선수보다도 덜 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정현이 올해 비록 클레이코트였지만, 즈베레프를 박살낸 기억도 있다.)
6. 말도 안되지만 4강에 정현이 올라가면
아마도 마린 칠리치(5).
7. 결승? 설마?
그러면 굳이 예상을 하면 페더러(3). 페더러가 아니라면 나달(1).
뭐 이정도면 대진표는 괜찮다. 2회전을 통과할 기세면 8강까지는 갈 수 있다. 정현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