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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nistory Apr 01. 2018

두 대회 이야기

인디언웰스와 마이애미 오픈

1. 제 5의 메이저:  원래 마이애미 오픈을 지칭하던 말이다. 

http://www.espn.com/blog/peter-bodo/post/_/id/1087/the-dramatic-indian-wells-miami-open-role-reversal

요즘 테니스를 접한 사람들은 인디언웰스 마스터즈를 제 5의 메이저로 일컫는 기사를 봤을 것이다. 


(그알-김상중 말투)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제 5의 메이저 대회라는 명칭은 원래 마이애미 오픈을 지칭하던 아니 마이애미 오픈이 자랑스럽게 내걸었던 대회 선전 문구였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실제 상주하며 훈련하는 플로리다에서 1985년 성대하게 마스터즈급으로 시작된 마이애미 오픈은 불과 2주일을 사이에 두고 열리는 인디언웰스보다 더 규모가 크고 더 선수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던 대회였습니다. 심지어 1987년까지 인디언웰스는 마스터즈급의 대회도 아니었습니다.

(여기까지 김상중 말투) 


2. 인디언웰스 테니스 가든: 최고의 시설 

1987년 마스터즈급으로 격상된 이후, LA에서 2시간쯤 떨어져 있는 인디언웰스는 지속적으로 시설을 개선해 왔다. 특히 2000년 인디언웰스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스태디엄을 완공하고 이후에도 연습코트와 더 향상된 부대시설, 주변 관광 단지 조성등이 이뤄지며 선수와 관중들에게 점점 가장 가고 싶어하는 토너먼트가 되어가고 있다.  2009년 한때 재정난에 시달렸지만, 캘리포니아의 최고 갑부인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이 토너먼트를 소유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고, 그 덕분에 대회규모는 2015년 45만명의 관객이 방문하며 대 성황을 이루게 되었다. 이는 4대 메이저를 제외하고는 최대규모의 관객이다. 


한편, 마이애미 오픈은 어느 가족이 카운티에 기증한 땅인 크랜돈 파크에 1990년대 시설 업그레이드를 하며 성황을 이뤘지만, 그 이후 난개발을 우려한 가족들과의 갈등으로 시설개선에 실패했다. 2000년대 들어와서 3월에 연달아 열리는 인디언웰스의 발전과 대비되어서 더욱 선수들은 불만을 표시하게 되었다. 

거침없는 말을 하는 한 프랑스 테니스 선수 (폴 앙리 마티유)는 2014년 이런 트윗을 하였다. 

    Indian Wells: most improved tournament for the last decade,

    Miami: most regressed tournament...! #miamiwhathappened.”

2015년 30만명의 관객이 찾은 마이애미오픈은 이정도면 꽤 성황이지만, 인디언웰스는 그보다 50%더 많은 관객이 찾았다. 


3. 선샤인 더블: 3월의 두 마스터즈를 지배한 업적을 지칭하는 말

  1월의 호주오픈과 5월의 프랑스 오픈의 딱 중간인 3월에 미쿡에서 열리는 이 가장 큰 대회를 다 우승한 선수는 "선샤인 더블"을 완성했다고 한다. 사막의 오아시스(인디언웰스)와 바닷가 모래사장(마이애미)이 공통으로 가진 뜨거운 햇살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추측해본다. 그런데 이 선샤인 더블이 없어질 뻔했다. 인디언웰스의 성장에 장단을 못맞추는 마이애미 오픈은 다른 곳- 아마도 테니스 인기가 높은 남아메리카-으로 옮기려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때 마이애미 미식축구단 돌고래팀의 구단주가 의인으로 나타났다. 미식축구 경기장을 테니스 대회도 열 수 있도록 리노베이션을 하자고. 

http://www.miamiherald.com/sports/tennis/article140899053.html

http://miamiopen.com/2017-news-miami-open-2019-announcement-en 

2018년 올해가 크랜돈 파크에서 열리는 마지막 대회이고 2019년 부터는 마이애미의 하드롹 스태디엄에서 마이애미 오픈이 열린다. 적어도 스태디엄의 규모와 연습코트의 숫자, 주변 시설 등등에서 인디언웰스와 장단을 맞추게 된것이다. 


4. 사실 테니스토리가 이 두 대회 이야기를 쓰게되었던 이유 

- 두 대회의 토너먼트 디렉터들.  토미 하스 (인디언웰스) vs. 제임스 블레이크 (마이애미)

출처: atpworldtour.com 둘다 훈남일세 

https://www.youtube.com/watch?v=Ts2w3yTR8YY

이 둘의 마지막 대결은 역대급 명승부 였다. 그런데 이제 둘은 선샤인 더블의 디렉터들로서 승부를 이어간다. 

토너먼트 디렉터라는 직책이 없는 대회들도 있는데, 있을 경우 주로 하는 일은 선수들과 대회 주최측간의 갈등 해결, 토너먼트 대변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은퇴한 선수들이 선수들의 고충을 잘 알기에 이 직책을 맡기도 한다. 그렇지만 선수시절 꽤 유명했다 해도 토미 하스와 제임스 블레이크는 이런 큰 대회의 디렉터를 맡기에는 상당히 젊은 편에 속한다. 둘다 아직 40이 안되었다. 참고로 현역 시절 둘다 미남으로 로저 페더러가 본격적으로 구름팬을 몰기 전에 꽤 많은 팬을 가졌던 "원핸드 백핸드"간지가 철철 넘치는 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위의 영상을 보시라) 


사실 이 두선수가 만약에 부상이 없었다면 페더러가 쉽게(?) 황제에 못 올랐을 수도 있다 (더 쉽게 올랐을 수도 있다. 이둘을 상대로 페더러는 23승 5패). 하스는 치명적인 등 부상등등으로 9번의 크고 작은 수술을 했고 (그럼에도 세계 2등까지 해봤다), 제임스 블레이크는 2004년 흙코트에서 훈련중 미끄러지며 목뼈가 부러지는 치명적인 부상에서 회복해야 했다 (그럼에도 세계 4등까지 해봤다). 


1) 토미 하스 - 미쿡 백인이 되다. 

 독일인이었지만 미국에서 거의 생활을 하던 그는 2010년 미쿡 시민이 되었다. 그리고 2015년 많은 테니스팬들에게 충격적인 SNS를 공유한다. 

https://www.instagram.com/p/6tI809wy-R/?taken-by=tommyhaasofficial

그리고 백인 갑부인 래리 앨리슨의 테니스 친구인줄만 알았는데 2017년에는 래리 앨리슨이 소유한 인디언웰스 토너먼트의 디렉터로 선수 은퇴후 직업이 보장되었다. 아 물론 토미 하스를 위해 새로운 직책을 만든 것은 아니다. 2016년 인디언웰스의 디렉터였던 레이몬드 무어는 "여자 선수들은 페더러와 나달에게 무릎을 꿇고 감사해야한다"는 망언을 했고 곧 짤렸다. 래리 앨리슨 회장이 무어를 자른 후 후임으로 하스를 추천했던 것. 

https://www.cnn.com/2016/03/22/tennis/tennis-raymond-moore-steps-down/index.html


2) 제임스 블레이크 -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기어렵다. 

 토미하스가 트황상과 사진을 찍을 무렵, 제임스 블레이크는 경찰에게 용의자로 오해를 받고 폭행을 받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8fetzcUhyFM

제임스 블레이크는 US오픈 행사에가기 위해 호텔앞에서 이동차량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https://www.nytimes.com/2017/06/20/nyregion/new-york-city-and-james-blake-settle-excessive-force-lawsuit.html


뭐 다 소설이고 테니스토리의 상상일 뿐이다. 그러나 마이애미 오픈이 내년에 새로운 곳에서 대회를 시작함과 동시에 토미 하스와 뭔가 대척점(?)에 있어보이는 제임스 블레이크를 토너먼트 디렉터로 고용한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여튼, 테니스토리는 좋은 테니스대회가 계속 열리기를 바랄 뿐이고, 마이애미 오픈이 인디언웰스와 제 5의 메이저라는 타이틀을 놓고 개선되어가는 이 상황을 나름대로 해석해 본다. 


ps1. 인디언웰스에서는 2001년에 발생한 윌리엄스 자매를 향한 과도한 인종차별 비난이 있었고, (둘이 준결승을 했는데 비너스가 기권. 이를 두고 둘이 짰다며 엄청난 비난을 받음) 그로 인해서 윌리엄스 자매가 2014년까지 벌금을 물어가며 대회를 보이콧했다. 2015년 세레나는 타임지에 이런 기고문을 쓴후 돌아왔고, 준결승에서 기권했다. (우승은 시모나 할렙)

http://time.com/3694659/serena-williams-indian-w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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