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윔블던
흙신. 나달의 압도적인 우승을 두고 글을 쓰고 싶었다. 테니스토리가 잠시 인간미를 느꼈지만 역시 나달은 신이었다. (심지어 파리의 날씨까지 나달 편이었다.) 언젠가 시간이 되면 그에 대한 글도 써보기로... (아 앤디 머레이도 써야하는데)
올해 윔블던에 대해 지극히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써보자.
1. 올해 윔블던에 한국 선수가 있나요? 있다. 권순우.
https://www.youtube.com/watch?v=k5lKJV_vnJs
정현보다 어느새 더 높은 곳에 올라간 권순우(126위)가 출전을 하게 되었다. 예선에서 3승을 해서 128강 본선 대진표에 올랐다. 프랑스 오픈에서는 준비가 부족해서 예선 1회전에서 광탈했지만, 올해 윔블던 본선 진출이 목표였던 권순우였기에 괜찮다고 했었는데 목표한대로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본선 1회전 상대는 하차노프(9위)로 결정되었다. 하차노프가 워낙 서브와 포핸드가 좋아서 권순우가 이기리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권순우가 동년배인 하차노프에게 크게 밀리지 않기에 해볼만 한 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참고로 하차노프는 토르(크리스 헴스워스)의 동생이자 마일리 사이러스의 남편 리암 헴스워스와 도플갱어라 한다.
2. 만약에 권순우가 하차노프를 이긴다면 어떤 상대들을 만날까요?
그럴리 없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좀더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이야기해보면 ^^;
128강전(1회전)에 10번시드라서 이긴다면 3회전까지는 하차노프보다 높은 순위를 피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 64강전(2회전) 예상 상대: 펠리시아노 로페즈
https://www.youtube.com/watch?v=Ao9Ojn26xW0
불운이라면 불운이랄까. 최근 퀸스오픈에서 머레이와 복식에서도 우승하며 단식도 우승한 경험으로는 페더러 못지 않은 꾸준함의 상징 로페즈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로페즈는 현재 69회 연속 메이저 대회 본선 대진표에 출전 중인데 이는 역대 1위이다. 2위가 페더러의 65회 연속 출전 (2016년 프랑스 오픈 기권으로 기록 중단). 한편으로는 이렇게 많이 출전했어도 메이저 4강 경험이 없다는 것은 운이라고 하기에는 로페즈 본인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 로페즈의 플레이 스타일은 왼손 페더러이다. 강서브에 이은 빠른 3구 공략. 네트 대쉬. 나이도 페더러와 동갑이고 주니어 때는 페더러와 서로 승패를 주고 받았다. 그러나 프로에 올라온 후 로페즈는 단 한번도 페더러에게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13패). 스페인 출신인 로페즈에게 같은 스페인 출신의 나달이 혹시 페더러보다 더 잘 치는가 물어본 어떤 기자에게, "페더러가 걍 최고다. 끝"이라고 답했다는 썰도 있다. (나달과도 13번 시합을 했고 4승 9패). 이제 나이가 있어서 언제 은퇴하냐는 질문에는 "페더러를 만나서 이길때까지."라고 농담처럼 대답도 했다고 한다.
- 32강전 예상 상대: 바티스타 어것
https://www.youtube.com/watch?v=8mAdvpgGGhY
세계 10위 안쪽으로 들어가려면 이 선수를 이겨라. 바티스타 어것. 20위권에서 가장 꾸준한 선수. 테니스에 대한 열정은 정말 세계 최고라는 생각이 드는 선수다. 만약 권순우가 3회전에 올라 바티스타 어것과 만난다면 권순우의 열정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 16강전 예상 상대: 동생 즈베레프
즈베레프가 올라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즈베레프의 대진표가 무난하기에 아마 올라올 듯 하다. 그렇다면 2018년에 정현이 세계를 놀라게 할때 발판이 된 즈베레프가 이번에는 권순우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근데 권순우는 아마 여기 올라오지 못할거야.
- 8강전 예상 상대: 스탄 바브린카 또는 케빈 앤더슨
근데 여기까지 조사하다 보니까 권순우가 빅3가 속하지 않은 열린 4분면에 속해 있다는것을 알았다. 4번 시드인 케빈 앤더슨은 빅3와는 확연히 레벨 차이가 있지 않은가. 올해 컨디션을 보면 스탄 바브린카를 케빈 앤더슨이 이기지 못할 가능성도 꽤나 높아 보이고. 또 스탄 바브린카의 경우 2회전에서 서브 괴물 오펠카를 만나는데 서버에게 유리한 잔디 코트인 윔블던 초반에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즉, 권순우가 한경기 한경기 이기다 보면, 윔블던 4강까지 상상할 수도 있는 대진운이 있다.
- 4강전: 조코비치
만약 권순우가 여기까지 온다면? 아마 안될꺼야. 그래도 온다면 상대는 조코비치. 음... 권순우 이제 안녕.
- 결승: 나달, 칠리치 또는 페더러
만약 권순우가 결승까지 올라온다면? 에이 설마. 그래도... 만약 올라오면 상대가 누군데? 조코비치도 이겼는데 여기서는 우승 해야지. 참고로 예선을 통과해서 본선까지 다 이기고 우승해본 선수는 아직까지 없다. 이게 따지고 보면 테니스 경기를 10연승을 해야하는 것인데, 50위 안쪽 선수들을 상대로 10연승 하는게 말이 안된다. ^^;;
모두 즐거운 윔블던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