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프로 Jul 29. 2022

[서평] 하버드 글쓰기 강의

# 모으기와 배우기가 전부인 글쓰기

의문을 지닌 채 현재를 살아라. 그러면 나도 모르게 먼 훗날, 대답을 지닌 채 살아갈 날이 올 것이다.
-릴케-


강원국 님의 글쓰기 시리즈를 읽고, 작가의 추천으로 읽게 된 하버드 글쓰기 강의. 주옥같은 말씀이 많아 서평을 올려본다. 좋은 것은 함께 공유하고 싶다.


책의 시작은 '그냥 쓰는 것이다'라고 시작된다. 프리 라이팅이든, 어떤 이름을 붙이건 상관없다. 모든 글쓰기 책에서 말한다. 많이 읽고 많이 써보는 것이 글쓰기 방법이다라고. 이 책도 마찬가지다. 그냥 써보라고. 단,


습작할 때 마음속으로 평가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우린 제도권 교육안에서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평가받는 글쓰기를 해왔다. 그 때문에 두려움이 크다. 잘 써야 한다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이 아니라 독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글을 써야 한다는. 그 두려움 말이다. 글쓰기의 첫 번째는 그냥 쓰는 것이다.


진정한 작가란 실제로 글을 쓰는 사람이지 글에 관해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작가란 글에 관해 말하는 사람도 아니다. 진정한 작가란 차례차례 종이 위에 단어를 옮겨놓는 사람이다.


이 문장이 위로를 주더라. 작가란 그저 차례차례 종이 위에 단어를 옮겨놓은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이 말이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록하는 일임을 명심하라.


2부에 논의되는 작가의 역량은 다양하다. 창조력, 기억과 전문지식, 관찰력, 상상력, 잠재의식, 호기심 등 너무 어마어마한 단어들이 아닌가? 이 단어들만 보아도 작가가 될 수 없을 것만 같다. 책 안에서는 이 능력을 키우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예를 들면 다음의 문장들과 같다.


글쓰기에서의 창조력이란 이보다는 재료를 모으고 모은 재료의 조각을 선택하고 각 조각을 서로 연결하는 과정을 말한다.

우선 감탄할 만하고 배울 게 있다고 생각되는 작가를 선택하면 된다. (중략) 다음으로 그 작가의 작품에 깊이 빠져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그저 모으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을 권하고 싶다.
완성된 글을 시도하기 전에 될 수 있으면 많은 재료를 모을 것을 권한다.

당신은 보기만 하고 관찰은 안 하는군. - 왓슨 박사에게 셜록 홈스가 -

자기가 해낸 것, 자기가 배운 것에 주목하고 제대로 인식할 때만이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고, 그것은 우리의 일부가 된다.

생각과 반응, 판단에서 시선을 돌려 외부세계로 관심을 쏟아보라. 단지 자신의 주변 세계에 무엇이 있는지 주목하면 된다. 강력한 상상력은 잘 단련된 관찰기능에 달려 있다.


저자가 말하는 작가의 역량은 특별하지 않았다. 이 문장 하나면 충분했다.


작가의 길을 간다는 것은 배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는 작가가 되는 데 재능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기꺼이 배우는 사람이 되겠다는 자세라고 굳게 믿는다.

많이 모을수록 많이 안다는 것이다. 이때의 지식은 글쓰기에 사용될 재료를 건져 올리는 깊은 강과도 같은 것이다. 훌륭한 작가는 개인적인 경험 외에 많은 영역에서 혼자 공부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여러 권의 글쓰기 책을 읽었지만, 이 책에서 얻은 핵심 팁은 모으기였다. 글을 쓰는 것보다 글을 위한 재료 모으기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는 것. 그동안 꿈꾸던 글쓰기는 모으기가 선행되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존경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세계적인 작가가 되기까지 그의 삶엔 루틴이 있었다. 매일 달리고, 정해진 글을 쓰고, 스스로 번역을 통해 글의 맛을 살리는 연습을 했다.(비록 의도를 했든지 안 했든지) 그가 쓴 거의 모든 책을 읽으면서, 특별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해변의 카프카, 양을 쫓는 모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Q84, 기사단장 죽이기까지 마블 세계관보다 더 신비롭다. 마블은 팀이지만, 하루키는 작가 혼자다. 하루키가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자신의 뇌에 서랍들이 있고, 글감이 필요할 때 꺼내 쓴다고 했을 때. 역시 특별한 작가군 했더랬다. 하늘이 정해 놓은 타고난 작가랄까?


아마도 그 서랍들이 상징하는 것이 모으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강원국 작가가 검색창에 필요한 자료를 먼저 구득하라 말씀하셨을 때 특정 목적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 여겼다. 아니었다.


늘,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면서 모으고 상상하는 것이 창조적인 글쓰기였다.


자신감의 열쇠는 준비에 있다.
- 데니스 에커슬리 -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내게 필요한 첫 번째 과제가 모으기다. 지식이든 경험이든 순간 포착 그리고 기록!!

나는 영감이란 그것을 위한 준비가 갖추어졌을 때 찾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글쓰기와 상호작용을 하다 보면 자신의 주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모을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모으기란 좋은 것이다. 모으기는 자신의 글에 깊이를 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작업의 일부다.


브런치의 이 글 또한 완성된 글쓰기라기보다, 나의 빛나는 순간들을 모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앞으로 10년 지금 같은 마음으로 글을 써 갈 수 있다면 꽤 괜찮은 한 권 남기고 피안의 세계로 갈 수 있을 거 같다.


그리고 끊임없이, 글쓰기가 배움의 과정이라는 말씀이 좋더라.

글쓰기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찾게 해 주고 하고 싶은 말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는 매우 고귀한 도구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할 말을 소통시키는 것, 다른 사람에게 명쾌하게 전달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글쓰기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결론.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두 가지, 글을 쓰려는 욕구와 기꺼이 자신의 기술을 익히고 개발하는 과정에 시간과 정력을 쏟으려는 자세만 있으면 된다.


브런치에 삶의 보석 같은 순간들을 계속 쌓아가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근본이다'라는 결론을 얻었다. 


작가님의 글쓰기는 어떠신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