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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Sep 06. 2022

좋다? 좋다!

# 왜 좋은 걸까?

좋은 소설이란 기대를 넘어서는  곳까지 그녀를 데려가는 소설이다.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 보름)


좋다!


라고 느끼게 되는 이유를 이리도 쉽게 설명한다. 바로 '나의 기대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어떤 수학책에서도 그랬다. 수학이 아름다운 이유는 우리의 기대를 넘어서는 미와 철학이 있기 때문이라고.



돌이켜보니,


맞다! '그 영화 재밌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본 영화 중에 좋았던 영화 없었다. 늘 기대 없이 보러 간 영화 중에 보석들이 있었다. 우연히 집어 든 고전을 읽다가, 지루해서 못 볼 것 같던 그 고전에서 더 큰 재미와 감동을 받는다. 좋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누군가로부터 받은 친절이 애틋하고, 크게 느껴지는 건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가끔 친한 친구나 동료, 가족으로부터 섭섭한 건 그들에게 향했던 나의 기대 때문이다. 모든 일이 그렇구나.


좋다는 건,


나의 기대를 넘어선 무엇이다.



반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좋지 않았다'라고 말한다. 마치 영화의 본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개인의 기대가 중요한 판단기준인 것처럼. 그 감독의 작품이라면, 그 배우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이 정도는 해내야 한다는 그런 나의 기준? 바람? 우린 늘 그런 잣대를 들이대며 산다. 기대라는 기준선을 놓고, 좋다! 좋지 않다를 나눈다.


종종 베스트셀러에 오래 랭크된 책을 사 본다. 진짜인지 알기 위해 오래 기다린 후에, 책에 대한 기대가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하늘로 날려 보낼 때쯤. 그런 책 중에 좋은 책은 없더라. 늘 그랬다. '그냥, 괜찮네...'  불필요한 상상은 나의 허상일 뿐인데. 늘 그렇게 속으면서도 베스트셀러주시하며 산다.



살다 보면,


좋은 것, 좋은 일보다 반대인 경우가 더  많더라.  그냥 기대 없이 살아보자. 바람 없이. 그러다 보면, 먹구름 낀 어제 하늘도 예뻐서 좋고, 맑게 게인 파란 하늘은 더 예뻐서 좋다. 아침에 불어오는 찬 바람이 시원해서 좋고, 산책길에 발을 감싸는 잡초의 풀냄새가 향긋해서 좋다.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있을 때 누군가 엘리베이터에서 기다려주면 로또 맞은 기분이듯, 별것 아닌 일들이 좋아질 수 있다. 항상 좋은 마음으로 살 수 있다. 풋.



그냥.


책을 읽다, '좋은'이란 단어의 '좋은' 정의를 건져내어, '좋다'에 대한 글을 써본다. '좋다'에 대한 글이 아닌,


좋은 글을 써 보고 싶다.
독자의 기대를 넘어서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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