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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 Feb 12. 2024

(일기) 자전거 타듯이 사는 삶

2024.02.06. 벌인 일 너무 많은데 그럴 수밖에 없어서 


나는 자전거를 못 타는데 꼭 못 타는 것만은 아니다. 올라타자마자 페달을 냅다 밟으면서 직선으로 돌진하면 넘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속도를 늦추거나 방향을 전환하려고 핸들을 돌리면 나동그라진다. 내가 살도록 되어진- 피동이다- 삶이 꼭 내가 자전거 타는 방식 같다. 


자전거는 람보르기니는커녕 아반떼에 비하면 느리고 힘겨운 탈것이지만, 두 발로 걸어가는 사람에 비하면 훨씬 멀리 갈 수 있다. 하지만 나 자신이 자전거 타기에 너무 서툴어서 한 번이라도 멈추면 반드시 길에 내팽개쳐지고 마는 것이다. 온몸으로 아스팔트를 쓸면서, 걸어가도 되는 사람은 결코 입지 않을 상처를 입고. 


인간답게 살아보려면 자전거 타기에 능숙해지든가 오토바이로 갈아타든가 자전거에서 내려오든가 해야 할 텐데, 능숙해질 도리는 없고 멈추면 바로 응급실행일 것 같아, 이거야 원 진퇴양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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