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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esa Jan 02. 2023

아이를 영유에 보냅니다(1)

이상적인 영어 습득은 어떤 건가요?

엄마가 영어를 좋아하는 것, 말할 수 있는 것과 내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다른 이야기였다. 엄마의 좋은 영향력으로 영어를 접하게 해주고 싶은 욕심이 굴뚝같았다. ‘엄마표 영어’로 유명한 인플루언서의 책들을 읽으며 첫째에게 어떻게 영어를 노출시켜줄지 부단히 고민했다.


왜 내 아이의 영어에 이렇게 일찌감치 고민하고 있는가. 영어는 입시인가 언어인가. 혼란스러운 시간들이 있었다. 물론 영어를 즐겁게 알아갔으면 한다. 다른 세상 경험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조만간 엄마의 직장 때문에 외국(어디일지도 모르는)에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 내 아이에게는 생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배엄마들이 그랬다. 시작은 그렇게 순수하지만 어느 순간 시험점수에 자유롭지 못하는 엄마 (너) 자신을 발견할 것이라고. 부모의 교육관이 정말 중요하다. 아이의 영어를 생각하며 아이 교육관까지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아이가 3살이 되었을 즈음 영상을 노출해주며 언어설정을 영어로 했다. 안정적이고 즐겁게 영어를 노출해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주로 이용하던 OTT는 넷플릭스. 한글 영상을 본 적이 거의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음성보다 영상이 더욱 자극적이어서 그랬는지 아이는 영어에 큰 거부감 없이 재미있게 시청했다.


아이가 5살을 마무리하는 즈음, 제법 영어를 궁금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와 알파벳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어공부를 어떻게 시작했더라….?‘

그러게.. 영어를 쌓아 올렸던 그 시작을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 단어시험 보고 독해가 어려워 머리를 쥐어짠 기억뿐이다. 영어를 즐겁게 배운 적이 없다. 암기와 읽기의 연속이었다. 그 와중에 영어를 좋아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나의 취향이 그러했을 뿐이다. 정작 영어를 즐겁게 공부한 때는 입시를 다 끝내고나서, 내가 필요에 의해서 시작했을 때 였다. 그 때는 문법도, 단어암기도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이 없었다. 내 아이도 이런 암기방식으로 영어를 좋아할 수 있을지는 전혀 모를 일이다. 아이와 단둘이 즐기며 영어를 할 자신이 없었다.


아이에게 재미있게 알려주는 것은 어려운 숙제였다. 어느 순간에 종이를 집어던지고 도망치겠다고 아이가 울 것만 같았다. 영상을 즐겁게 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언어를 잘 흡수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시점에서 더 늦추고 싶지는 않지만, 부지런히 아이를 위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부담이었고, 행여 아이와 함께 하며 실랑이를 벌일까 걱정도 되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걱정만 그득한 나를 보며, 남편이 말을 꺼냈다.


“영어 유치원은 어때?”


“아… 영어유치원 좋지.. 그런데…”


머릿속이 복잡했다.

결국 맞닥뜨리게 되었다. 이 상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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