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공명, 지혜의 리더십] 응기편, 업그레이드
우리는 보통
움직이는 것을 보고 반응한다.
그래서 늦고, 또 그래서 본질을 놓친다.
흐지부지에 용두사미가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진짜 리더들은
움직임보다 먼저, 흐름의 낌새를 읽는다.
말보다 기색,
변화보다 기미,
눈에 보이기 전에 느끼는 어떤 감각...
‘기미(機微)’란
작고 미세한 흐름이다.
브라질의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텍사스에 토네이도가 일어난다는 건
그저 시적인 과장이 아니다.
상대의 말없는 표정,
갈라진 습관의 틈새,
고객의 시선에서 벗어난 니즈,
경쟁자의 속도 변화,
이 모든 것이, 거대한 변곡점의 서막이다.
기미를 안다는 건
‘판단’을 앞세우기보다 ‘감각’을 키우는 것이다.
형상화되기 전에 감지하고,
직감으로 먼저 느끼고,
그 직감을 데이터로 뒷받침하는 것이다.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을 빌린 건 마술이나 마법이 아니었다. 계절의 흐름, 바람의 방향, 기후의 조짐을 읽어낸 과학적 직관이었다.
공명은 말한다.
"응기應機."
기회를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에 응답하는 것
“夫必勝之術과 合變之形은 在於機也.”
(부필승지술 합변지형 재어기야)
필승의 기술과 변화에 맞는 형세는 모두 기미에 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인간의 리더십도 그렇다.
AI가 패턴을 분석하고, 트렌드를 예측하며, 예외를 통계로 환산하는 시대. 그러나, 예외의 순간을 직감하고, 감정의 결을 읽고, 문화의 뉘앙스를 해석하는 감각은 아직 인간의 몫이다.
AI는 데이터를 읽는다. 그러나 리더는 상황을 느낀다. 그리고, 그 사이엔 직선이 아닌 곡선이 있다.
심서 응기應機편에서 말하듯
“見機之道는 莫先於不意.”
(견기지도 막선어불의)
기미를 보는 길은 뜻밖에서 시작된다.
예상된 곳엔 전략이 있고, 예상 밖엔 통찰이 있다.
훌륭한 리더는 뜻안에서 생각하고
뜻밖에서 상대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적이 미세하게 움직이려 할 때,
나는 이미 마음을 움직인다.
변화는 언제나 늦게 보인다.
그러나, 기미는 늘 먼저 다가온다.
그 기미에 먼저 응답할 수 있다면,
리더는 흐름을 주도할 수 있고,
흐름을 바꾸는 지점이 될 수도 있으며,
스스로 흐름이 될 수도 있다.
이건 AI가 아직 못하는 분야이며,
어쩌면 영원히 못할 수도 있다
-상처입은치유자 올림-
이번 글은 제갈공명 병법서 심서를 현대적 리더십으로 재해석한 저의 졸저 [제갈공명, 지혜의 리더십]내용중에서 7장 티핑포인트을 재해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