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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 Jun 14. 2024

중국 숏드라마 산업의 시작

최근 한국에서 숏드라마라는 새로운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듯. 도파민을 자극하는 콘텐츠에 자신 있는 회사들이 숏드라마 플랫폼이나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고 한다. 작년부터 귀동냥하던 게 있던터라 관련된 썰을 한 번...


1. 작년 초, 친하게 지내던 중국 웹소설 회사 대표로부터 중국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숏드라마'를 한국에 소개하고 사업화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그거 2017-18년에 더우인(중국판 틱톡)에서 유행했다가 수익화에 실패해 사라진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때 중국의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는 숏드라마를 서비스하는 계정들이 있었지만, 광고 외에는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대부분 사라졌다. (한국도 페북에서 비슷한 시도가 있었던 거 같긴 함.)


2. 그런데 그 대표에 따르면, 현재의 숏드라마 산업은 과거와 달리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초창기에는 MCN들이 제작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중국 웹소설 업계에서 숏드라마에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3. 정확히 말하면 웹소설사가 아닌, 웹소설 퍼포먼스 마케팅 전문 회사들이 나섰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최근까지도 웹툰/웹소설 플랫폼의 배너로 작품을 알렸다면(요즘은 국내도 중국과 비슷해지는 듯하다) 중국은 일찍부터 다양한 미디어에 작품 소재를 노출시켜 트래픽을 끌어오고 전환율과 객단가를 분석하는 마케팅 기법을 활용해 왔다. 쉽게 말해 웹소설을 이커머스 상품처럼 취급한 셈이다.


4. 당연히 수억 명의 MAU를 자랑하는 더우인이나 콰이셔우 같은 플랫폼이 주목받았고, 이 대행사들은 웹소설의 초반부를 영상화한 숏드라마를 제작해 트래픽을 모으기 시작하여 웹소설 플랫폼으로 유입시켰다고 한다. 그 결과 엄청난 전환율을 기록했고, 이에 고무되어 후반부까지 숏드라마로 제작하는 시도로 이어졌다고 한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5. 이것이 최근 숏드라마 산업의 태동이라 보여진다. (물론 유래에 관한 다른 말들도 많다.) 지금 중국 내 제일 잘나가는 1세대 숏드라마 제작사+유통사로는 구주(九州),용량(容量)이 전형적인 케이스로 돈을 쓸어모았다는 소문이 들린다. 작품 제작비는 몇 십만위안 수준인데, 작품당 매출액이 기본 천만위안이고 터지는 거는 1억위안 2억위안도 돌파했다고 한다.  (6개월 사이 구체적으로 통장 액수가 어떻게 변했는지도 들었는데... 0이 2개 정도 더 붙은 거 같아서, 거짓말하는 거 같아서 생략ㅋㅋ)


6. 자 그럼 우리나라도 이제 쇼츠나 틱톡 릴스 등이 보급화 되었고 앞으로 점유율이 계속 높아질 거 같은데, 우리도 구주나 용량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면 될까? 웹소설이나 웹툰의 재밌는 내용들을 싸고 빠르게 실사로 찍어서 숏폼 플랫폼에 올리고 광고를 태워 유료결제를 시키면 떼돈 버는...? 구주나 용량의 전략이 정말 이게 다 일까?


7. 다년 간의 한중 콘텐츠 사업을 통해 이제는 각자의 콘텐츠 시장이 어떻게 형성되어있고 왜 저런 반응을 하는지 조금을 알 거 같다. 그 동안의 다양한 사업 경험을 토대로 틈틈히 중국 숏드라마 산업의 시작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공 요인을 분석해 볼 생각이다. 보고 들은 건 많은데 너무 머리 속에서만 맴돌아서 이렇게라도 써야 정리가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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