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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Y Jun 14. 2024

중국 숏드라마 산업의 폭발적 성장

저렴한 제작비와 위챗미니앱

1. 전 편에서 언급했듯이 처음 숏드라마는 웹소설 회사가 웹소설 마케팅을 위한 소재로 만들기 시작했어서, 한 편을 공들여 찍기보다는 빠르고 싸게 여러 편을 찍는 것이 중요했다. 이런 제작스타일에서 출발했다보니 숏드라마 본격 유료화 후에도 한 편당 촬영일자는 7일을 넘지 않고 제작비는 10만위안(1900만원)이하로 찍는 게 일반적. 주연 배우 출연료는 하루에 200위안에 스탭도 최소화. 

2. 그 당시 찍은 숏드라마 작품들을 보면 정말 당황스러운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반응하기 시작했다. 다만 1, 2선 도시 화이트칼라가 아닌, 4, 5선 도시 저소득층이 주요 시청자였다. 혹자는 퀄리티 너무 떨어진다고 하지만, 그 당시 더 돈을 들여서 만들었다면 웹소설 마케팅사들은 리스크만 커지는 상황에서 숏드라마 제작을 중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편당 10만위안 정도인, 마케팅비에 비하면 공짜에 가까운 제작비이기에(콘텐츠 특성상 생산에 있어 추가비용없음) ROI가 1 정도만 넘으면 미친듯이 마케팅비를 쏟아부었고, 그 덕에 외형적으로는 성장을 많이 했다. 

3. 숏드라마 한 편에 100억, 200억 대박이 난다는 소문이 신문이 뜨니 중국에서는 식당 사장님, 부동산 사장님도 숏드라마를 찍겠다고 나섰다. 하루에 10편 이상이 업로드 될 정도로 경쟁이 과열되었다. 그 중에 조금 더 시선을 끌려고 자극적인 장면들도 많이 찍곤했다. (실상은 또 정부의 눈치도 봐야해서 자극적인 상황만 만들고 화면에 그걸 담지는 못함)

4. 그 모두가 숏드라마에 뛰어든 배경에는 싼 제작비, 천문학적인 매출(?)말고도, 나도 대박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을 주는 숏드라마의 시청 환경이 있었는데...그게 바로 위챗 미니앱이었다. 위챗 미니앱은 숏드라마 소비의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며 대중화를 가속화했다.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서 유입된 사용자가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가입 절차 없이 바로 숏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5. 즉 누구나 숏드라마 싸게 잘 찍고 소재 잘 편집-> 숏폼플랫폼에 올려서 트래픽 사서 미니앱에 데려옴-> 마케팅비 대비 매출 확인-> ROI 적절한 수준까지 돌림->대박. 복잡한 퍼널 설계나 추가 최적화 과정 없이도 투자 대비 수익률(ROI)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대규모 트래픽 구매를 통한 과감한 마케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앱 개발, 퍼블리싱, 회원가입, 결제연동이 필요없다니...)그리고 이 과정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면서 모두가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이다.

6. 최근에는 약간 퀄을 높여서 찍으려고 하니 최근은 편당 40-50만위안까지 오른 거 같은데, 이 비용에 만든 퀄리티로 뽑아내는 퍼포먼스는 막상 10만위안에 만들어서 뿌렸을때 그거를 소비하던 소비자층에게는 잘 작용을 안하는지라...(ROI박살나고 제작사들 피토하는 중) 요즘 중국 숏드라마 업계는 약간 혼란스러워 하는 중인다. 요즘 한국에도 중국 제작사들이 와서 찍어달라고 하는데 편당 8천만원에서 1억 정도를 부르는 거 같다. 그게 딱 요즘 중국 시세...

7. 저렴한 제작비와 위챗 미니앱의 존재로 급성장한 숏드라마는 최근에 과도기를 겪는 중이다. 더이상 통하지 않는 성공 방정식, 중국 정부의 관련 정책, 중국 빅테크간의 각축전, 트래픽파와 내용파의 대립, 글로벌 진출 등등 매주 새로운 이슈들이 생기는데, 관련 내용은 다음 글에서...

(중국 남성향 숏드라마 무쌍, 8일동안 매출 1억위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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