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숏폼의 시대를 만들어낸 바이트댄스는 더우인(중국의 틱톡) 전에도 터우티아오란 앱으로 수십 조 밸류까진 만들어냈습니다. 즉 숏폼 열풍이 불기 전부터 바이트댄스에 투자했느냐? 언제 투자했느냐?는 중국 VC 업계에서 항상 화두였죠. VC가 바이트댄스로 번 돈은 중국 과거 20년간 VC가 벌어들인 모든 수익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즉 맞는 스테이지에 들어간 VC들은 모두 엄청난 돈을 벌었죠. 하지만 이 엄청난 회사도 초창기에는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2. 바이트댄스의 창업자 장이밍(张一鸣)은 바이트댄스 창업 전 3개의 회사를 했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심지어 업계에 회자될 만한 어떤 제품이 나온 것도 없었죠. 창업자가 외향적이고 야망을 뿜뿜하며 쇼잉이라도 잘했다면 몰랐어도 그것도 아니었고 심지어 그가 하겠다는 아이템은 그 당시 텐센트 등의 모든 빅테크가 준비 중이었습니다.
3. 세콰이어 차이나의 션난펑(沈南鹏) 대표는 "시리즈 A에 찾아왔었는데, 그때 우리 회사의 심사역은 너무 이성적이었고 똑똑했다. 우리 내부에서 다량의 조사를 통해서 대부분 빅테크가 준비 중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걸 알고서는 도저히 손이 안 가더라. 하지만 지켜는 보고 있었는데 9개월 만에 우리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더라. 결국 시리즈 B에 몇 배의 가격에 들어가게 되었다"라며 자신들이 너무 이성적이었음을 후회합니다.
4. 엔젤 단계에서 바이트댄스를 만났던 쩐거펀드(真格基金)의 쉬샤오핑(徐小平) 대표는 사람을 보고 투자하는 게 엔젤인데 그때 장이밍에게 안 끌려서 안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일이 평생의 한이라고 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진샤장창투의(金沙江创投) 쥬샤오후(朱啸虎) 대표는 장이밍 창업자가 너무 쇼잉이 약했고 내향적이어서 안 했다고 합니다. 시리즈 B에 5천만 달러 밸류의 기회가 있었는데... 이걸 놓치고 창업자의 성향에 대해서 좀 더 관용적인 태도로 보기로 했으며 지금까지의 모든 회사 중 제일 아쉬운 회사라고 하네요. (5천만 달러에 투자했으면... 지금 몇 배...)
5. 물론 콘텐츠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장이밍이 하려는 게 뭔지 잘 이해가 안 가서 못했던 분들도 있습니다. 징동(京东), 웨이핀후이(唯品会) 등 이커머스 업체에 투자해서 큰 수익을 낸 今日资本의 쉬신(徐新)의 경우 몰라서 안 했다고 합니다.
6. 하지만 제일 배가 아플 사람은 이 분들이 아닙니다. 주식을 최저가에 못들어간 거보다 배 아픈 거는 최저가에 들어갔다가 10프로 먹고 빠졌는데, 다음 날 보니 상한가를 쳐버린 경우죠. 치후 (奇虎)360 대표인 줘홍이(周鸿祎)는 엔젤에 들어가서 득의양양하게 10억 달러 밸류에 빠졌는데... 지금은 거기서 다시 300-400배가 올랐다고 합니다. 내부에서 반성을 많이 했는데 수주대토의 태도가 문제였고 과거의 성공에 기반한 경험으로 현재의 회사를 판단하려 한 게 실수였다고 하더군요.
7. 위의 VC들 모두 중국 스타트업계에서 너무도 유명한 VC들입니다. 하지만 이들도 실수를 했고 그 실수를 공개적으로 말하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합니다. 바이트댄스 투자 사례는 중국 VC 업계에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많은 VC들이 이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투자 전략과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재검토하게 되어 1) 더 유연한 투자 기준, 2) 새로운 산업과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학습 3) 장기적 관점의 강화를 깨달은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중국 VC 업계가 더욱 성숙하고 경쟁력 있는 생태계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고 이는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혁신과 성장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