剪映(젠잉, CapCut)의 교훈
1. 글로벌 숏폼콘텐츠 시장을 지배하는 중국 숏폼 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다양한 배경과 이유가 있겠지만, 더우인의 흐름을 8년간 관찰한 제 입장에선 빼놓을 수 없는 제품이 바로 젠잉(CapCut)입니다. 단순히 알고리즘이 기타 플랫폼에 비해 정교하다. UX/UI가 뛰어나다 정도로 말하기엔 젠잉(CapCut)은 만인이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창작의 민주화'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봅니다.
2. 저는 중국 대학을 졸업하고 한중 콘텐츠 사업을 하면서, 중국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2018년 초 더우인(抖音)을 다운로드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 애플리케이션이 전 세계를 휩쓸 '팝콘 브레인'의 시대를 열 줄은 예상하지 못했죠. 그 당시만해도 중국내에서도 더우인은 막 성장하는 앱이었습니다. 기회의 땅이었고 하루가 다르게 크리에이터들이 생겨났습니다.
3. 하지만 국민앱이라고 불리기엔 뭔가 부족하던 그때 바이트댄스는 젠잉(CapCut)을 내놓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생활을 기록하세요"라는 더우인의 표어 아래, 낮은 창작 문턱은 수많은 개인에게 기회의 땅이 되었고, 상상 가능한 모든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거대한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젠잉은 복잡한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영상 편집을 모두의 영역으로 끌어내렸습니다. 초보자도 직관적인 모바일 인터페이스와 풍부한 템플릿, 자동 인식 기능으로 개성 있는 콘텐츠를 손쉽게 만들게 했고, 높은 효율성으로 대량의 콘텐츠 생산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4. 젠잉의 전략적 가치는 단순한 '도구'에 머물지 않고 숏폼 유통 생태계 전체를 독점하는 핵심 고리가 되었습니다. 젠잉에서 편집된 영상은 곧바로 더우인 플랫폼으로 업로드되어 창작과 유통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이는 창작자들에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노출을 보장하며, 더우인 플랫폼을 벗어날 이유를 제거했습니다.
5. 결국 중국 숏폼 산업은 '쉬운 창작 도구'를 통해 대규모 콘텐츠 생산자를 확보하고, 이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으로 완벽하게 유입시키며 이 대량의 콘텐츠를 최적의 알고리즘을 통해 유저에게 쏘는 완벽한 생태계를 만든 셈이죠.
6. 현재 한국 빅테크들은 숏폼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자사 플랫폼에 숏폼 모음집 형태의 탭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더우인이 젠잉 전략으로 생태계를 선점한 것에 비하면 우리 기업들은 이미 많이 늦었습니다. 단순한 숏폼 콘텐츠의 '소비처' 제공만으로는 수많은 글로벌 경쟁자 중 하나로 전락할 뿐입니다.
7. 바이트댄스의 젠잉 전략을 본받아, 사용자들을 숏폼 창작자로 변모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도구를 자체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한국 트렌드에 맞는 특화 템플릿이나 AI 기반 자동 제작 기능 등 창작의 진입 장벽을 무너뜨릴 근본적인 인프라 투자를 의미합니다. 지금 한국 숏폼 시장 콘텐츠의 성숙도를 보면 적어도 국내용으로는 충분히 시간이 있다고 봅니다.
8. 네이버나 카카오등은 국내 앱입니다. 즉 외산 제품이 줄 수 없는 신뢰를 깔고 시작하죠. 그러나 이 강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중국 숏폼 산업의 성공이 '쉬운 도구와 유통 독점'에서 비롯되었다는 젠잉과 더우인의 교훈을 명확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국내 플랫폼들이 숏폼 콘텐츠에서도 '소비처'가 아닌 '창조의 엔진'을 지배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