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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사람 Sep 05. 2015

STUPID? NO, I'M SMART!

일본 나고야 돔 구장

ABOUT 나고야(名古屋)


지리적인 위치는 일본 전국 한 가운데 위치한 인구 약 228만명이 거주하는 일본 아이치 현의 중심 도시입니다.  역사적으로 일본 내에서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도시였습니다. 지리적인 영향으로 인해 일본에서 내전이 일어나면 '누가 나고야를 먼저 선점하느냐'가 관건이었다고 합니다. 재미난 것은 일본의 3대 위인인 도쿠가와 이에야스, 토요토미 히데요시, 오다 노부나가 모두 이 지역 출신들입니다.


 이러한 지리적인 성격 탓인지 자연스럽게 공업이 발달하였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토요타 자동차, 린나이 가스가 바로 이 지역 인근 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하였죠. 글을 읽다가 짐작을 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그 탓에 2차 세계 대전 시절에 군수물자를 공급한 주요 도시였고 그 영향으로 연합군의 폭격을 면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폭격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데 성공해 지금은 일본에서 손에 꼽히는 대도시로 커졌죠. 사견이지만, 지리적으로 우리의 대전과 유사하지만 도시 구조상 울산에 가깝다고 봐야 할 듯 싶습니다.


주니치 돔 구장 내 유니폼 전시 장면

재미난 점이 있다면 타 지역보다 현민의 애향심이 전국을 통틀어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며 단결력도 상당합니다. 한 예로 아이치 현을 중심으로 발전한 주니치 신문 (中日新聞)의 구독률은 아이치 현 인구 중 88%라고 해요.


이러한 애향심을 바탕으로 한 '죽기 살기' 응원으로 유명합니다. 극단적인 예로 나중에도 소개를 하겠지만, 도쿄돔에서 응원하는 요미우리 팬들이 곱게 자란 도련님 느낌이라면 주니치 팬들은 동네 골목대장을 목표로 나서는 꼬마 대권주자(?)랄까? 그래서 일본에서 3대 야구팬으로 꼽히며 상대 팀 팬들 입장에서는 가끔 '살기'마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고야는 일본에서 손 꼽히는 대도시지만 생각보다 도시 사이즈가 그렇게 큰 편도 아니고 볼 거리도 아주 다양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2박 3일 정도면 관광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JR 열차 패스 또는 킨테츠 열차 패스가 있다면 오사카에서 나고야로 당일치기 여행도 가능하니 한 번 감안 해 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도시 안 거대한 공룡알, 나고야 돔(ナゴヤドーム)


나고야 돔 (ナゴヤドーム) 구장 데이터  

1. 수용인원: 40,500명  

2. 양윙 100m, 중견수 122m, 외야 펜스 4.8m

3. 잔디: 인공잔디

4. 사용팀: 주니치 드래곤스 (1997년~)

5. 구조: 지상 6층

6. 주요 특이 사항: 태양광 판넬 설치. 자연 채광 시스템 채용. 승강식의 투수 마운드. 지진 내진 설계 채용.


: 1. 이 야구장은 2010년에 방문하였습니다. 현재의 모습과 다소 안 맞을 수 있습니다.

      2.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찍었습니다.

      3. 구장 데이터 및 각종 자료는 일본 위키피디아 및 나고야 돔 홈페이지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나고야 돔(ナゴヤドーム)에 들어가기 앞서서

나고야 돔의 야경. 첫 인상은 정말 '공룡알' 그 자체였다.

나고야 돔 구장은 구장 자체로 놓고 보면 도시 한 구석에 거대한 공룡 알 하나를 박아놓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첫 인상은 무미건조하고 칙칙해보이고 심지어 재미없어 보이는 외관입니다. (실제 이 야구장을 처음 봤을 때 저는 '뭐 이렇게 무식하게 생겼냐'라는 말 부터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공업도시라는 이미지 탓인지 기술을 활용해 돔 구장을 꾸려가는 부분도 상당수 눈에 보입니다. 특히 '기본'을 강조 한 야구장이라는 부분을 꼭 꼽아보고 싶습니다. 사람들마다 생각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구경을 마친 후 누군가가 물어보면 큰 무리 없이 '나고야 돔은 기본에 충실한 야구장'이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지금도 한 번 가서 볼 만한 야구장 한 곳 추천 해 달라고 하면 주저 않고 나고야 돔 구장을 꼽습니다.  


주목 해 볼 만한 POINT


나고야 돔의 복도는  전반적으로 잘 정돈 해 놓은 마트를 보는 것 같을 것이다.

1. 넓은 동선


나고야 돔으로 들어가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넓은 동선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대형 마트나 쇼핑몰을 보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넓은 동선만큼 복도의 조도도 상당히 잘 해 놓았습니다.


이 점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몰려도 혼잡하다는 느낌이 잘 못 받는 이유죠. 그 때문인지 이 날 필자가 경기를 보러 갔을 때는 주니치-요미우리 전이어서 전석이거의 다 팔렸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이 몰렸다는 느낌이 많이 없었습니다.


구장 내 동선을 넓게 가져간 것이 나고야 돔의 매력이다.

동선은 복도만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야구장 내 좌석간의 거리와 계단도 생각보다 상당히 넓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나 갈 때 어깨를 부딪힌다거나 발이 걸려서 '죄송합니다. 잠시 지나갈게요.'라는 말을 타 구장에 비해 적게 할 수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벌써 나고야 돔도 개장한지 20년이 가까워지는데(1997년 개장), 요즘 야구 팬들이 원하는 '편하게 야구를 보고 싶다'는 욕망을 미리 보고 상당부분 충족시키는데 주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야구장 안에 꽤 근사한 초밥집이 있다. 그 보다도 더 재미났던 것은 다음에...

2. 복도의 공간 활용


나고야 돔은 복도 공간을 활용해 식도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회전 초밥집. 생각보다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게 잘 해 놓아서 어느 일본 초밥 전문 식당에 왔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가격은 한 접시에 120엔 부터 시작하는데 그렇게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가격이지만 기분을 내 보고 싶다면 한 번 도전 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야구장에서 초밥(?)은 그렇게 흔한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에 유난히 독특 해 보일 수 있겠지만요.

 

초밥집 옆에는 이렇게 직장인들이 모여있다.

나고야 돔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라면 팀장 주도하에 회사 업무를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서 맥주 한 잔과 함께 회식을 하며 야구를 보는 직원들도 상당수입니다. 경기 상황은 조금 뒤로 미룬 채 회사 이야기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즐기는 모습이 꽤나 이색적이죠. 복도를 왔다갔다 해 보시면 중간 중간 유니폼까지 챙겨온 열혈 사원(?)도 보일겁니니다. 이 직원 분, 이야기를 듣는 중간중간 모니터로 눈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아이들과 함께 야구장에 온 부모도 맛있는 것을 사 먹이는 모습에 마음이 흐뭇한지 빙긋이 웃고 있는 장면도 심심하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견이지만 야구장이기 이 전에 가족과 함께 회사 동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BALL PARK(공원)라는 개념도 어느정도 충실하게 재현 해 놓으려는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겉 보기에는 무식해 보이지만 생각보다 스마트(?)한 구석이 있는 야구장인거죠.


천정을 잘 보자. 모양이 변할 것이다.

3. 변신하는 천장


나고야 돔의 천정은 다른 돔 구장과 달리 모양을 바꿀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천정이 일반적인 건축 재료로 덮은 것이 아닌 유리를 덮었기 때문에 빛이 들어오면 독특한 모양을 낼 수 있도록 해 놓았기 때문이죠. 이러한 점을 활용해 구장 내 중앙 컴퓨터로 게, 별 모양 등등 다양한 모양을 연출 해 냅니다. 혹시 낮 경기를 간다면 천정을 유심히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숨겨진 재미죠. 단, 저녁 경기는 해가 지기 때문에 천정이 보여주는 묘미를 즐기는데 한계가 있으니 이 점은 참고하세요.


나고야 돔 구장의 내야 관중석은 상당히 낮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4. 낮은 내야와 정말 높은 외야 펜스


나고야 돔의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나즈막한 내야석이다. 뒤에 소개하겠지만 요코하마 구장, 우리네 부산 사직구장과 비슷한 구조라는 느낌을 받을겁니다. 때문에 선수들과 비슷한 시점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유가 닿는다면 돈을 투자해 한 번 내야석에 도전 해 보세요.


외야석의 경우 한 번 가서 그라운드를 내려다 보는 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잘 느껴보지 못 하는 재미를 선사하는데 한 번 체험 해 보세요. 긴 말 않겠다. 실제로 가서 보면 담장이 정말 높습니다.


주니치는 약 80년의 역사를 지닌 야구팀이다. 간이 박물관을 마련 해 놓은 것도 이 야구장만의 매력이다.

5. 유니폼의 변천과 역대 레전드 선수들


복도를 따라 가 보면 역대 레전드 선수들의 유니폼과 유니폼의 변천을 확인 해 볼 수 있는 코너가 있습니다. 그렇게 크지는 않아서 금방 둘러 볼 수 있는데 깔끔하게 잘 해 놓아서 간이 박물관으로 손색은 없습니다. 미국 LA 다저스의 문자 디자인을 '배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라도 역사를 보여주고 보존하려고 하는 노력은 꽤 높이 살 만 한 것 같습니다. 어떤 선수들이 스쳐 지나갔는지 그리고 유니폼이 어떻게 변해갔는지 하나하나 관찰 해 보세요.



나고야 돔의 복도 일부. 넓직한 공간을 활용한 식당이 인상적이다.

6. 환경을 활용한 시설


공업 도시답게 기술을 활용한 시설 완비가 눈에 보입니다. 빗물을 모아 여과 장치를 이용해 돔 구장주변의 식물에 물을 주거나 돔 구장의 화장실 등에 사용합니다. 햇빛을 이용한 자연채광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심야전력을 활용해 찬물을 만들거나 냉방에 사용하기도 하죠. 이 밖에 태양광 발전을 활용해 co2 배출을 줄이는 등 다양한 장치를 활용해 환경 보호에 동참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고야 돔에 있는 시설을 이용하는 순간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효과를 누리는 것이죠.


외야쪽으로 한 번 꼭 구경 가 펜스를 경험 해 보자. 정말 높다.

가는 방법


나고야 시내에 있는 지하철을 이용하면 손쉽게 갈 수 있습니다. 나고야 지하철 메이조센 또는 유토리토 라인(ゆとりーとライン ) 나고야 돔 마에야다 에키(ナゴヤドーム前矢田駅)에서 내려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합니다. 아주 세련되었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가는 길에 쇼핑 센터도 있으니 경기 전 심심하면 한 번 구경 가 시간을 보낸 후에 야구장으로 들어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나고야 시에서 어떻게 놀까?


나고야 시는 앞서 밝힌 대로 도시 사이즈에 비해서 그렇게 볼 거리가 많은 동네는 아닙니다. 하지만 일본 중부지방에 가장 큰 도시이고 신칸센도 오가는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도시의 특색을 찾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거의 웬만한 곳은 다 돌아 볼 수 있으니 지하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3,4번 타면 쉽게 본전을 빼 낼 수 있다는 점이 있으니 지하철 1일권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고야 시내 지하철 노선도. 출처는 일본 야후.

나고야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노는지 보고 싶다면 사카에 공원과 지하 상가를 추천합니다. 아무래도 지방 도시이기 때문에 도쿄나 오사카에 비해서 물건의 구색이나 화려함은 못 하니 너무 큰 기대는 안 하고 접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고급 브랜드보다는 보세 의류쪽의 느낌의 샵이 많을겁니다. 아무래도 나고야 역 주변이 멋진 건물이 많고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가게도 볼 만한 곳들이 많죠. 하지만 제가 추천 해 주고 싶은 곳은 크게 3가지입니다.


1. 남성 야구팬의 경우 토요타 자동차 박물관, 토요타 산업박물관 이 두 곳입니다. 토요타 산업 박물관은 과거 토요타에서 만든 방적기 등 다양한 기계들이 전시가 되어 있습니다. 지역 내 공업 고등학교 학생들이 기계를 실제로 돌리면서 실습하는 장면이 상당히 이채로운데, 한 번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죠.


2. 토요타 자동차 박물관은 토요타가 만든 첫 차부터 시작해 많은 자동차들이 심심하지 않게 해 줍니다. 시대별로 전시 해 놓은 자동차들이 숨겨진 재미를 선사 할 것입니다. 특히 세계의 번호판 코너에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번호판도 전시 해 놓았으니 한 번 찾아보세요. 아마 남성 야구 팬이라면 이 두 곳에서 각각 1~2 시간은 쉽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여성 야구팬은 나고야 역에서 조금 떨어진 노리타케의 숲을 추천 해 보고 싶습니다.  노리타케의 숲은 과거 도자기 공장을 활용하여 공원과 함께 도자기 샵을 조성 해 놓은 곳입니다. 잘 찾아보면 토토로가 들어간 도자기나 그릇도 있습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마음 편히 쉬어 가기에 좋은 곳이니 느긋한 오후의 홍차를 즐기면서 지친 다리를 잠시 쉬게 해 주세요. 특히 한 여름 그늘 아래에 앉아 푸른 잔디를 보며 마시는 홍차 또는 커피는 이 곳에서 누릴 수 있는 묘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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