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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사람 Sep 09. 2015

바다, 공원 그리고 야구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 야구장

ABOUT 요코하마(橫浜)

아카렝가 창고. 지금은 분위기 있는 가게로 변했습니다.

카나카와 현(神奈川県) 소속의 가장 큰 도시입니다. 쉽게 이야기 해 서울-인천 / 도쿄-요코하마 이런 관계라고 생각하면 편합니다.  세계사 시간을 좋아하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요코하마는 과거  미국에 의해 강제 개항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일본 고베(神戶), 나가사키(長崎)와 더불어 도시 곳곳에 이국적인 냄새가 섞여 있으며 지금도 그 당시 외국인들이 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흔적을 발견 할 수 있죠.  




현재 일본에서 '야경으로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기 때문에 데이트를 하기 위해 요코하마로 JR 전차를 타고 이동하는 현지 연인들도 많습니다. 인구는 약 370만명이 거주하고 있어 결코 작은 도시는 아닙니다. 전에도 이야기 하였습니다만, 요코하마에서 도쿄로 통근을 하는 사람도 상당하기 때문에 출, 퇴근 시간 꽤 복잡한 JR 전차를 구경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요코하마를 방문한다면 도쿄와는 또 다른 매력이 많기 때문에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 중 하나로 다가 올 수 있다 생각합니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에 들어가기 앞서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처음 보는 순간 어디와 상당히 닮았다는 인상을 받을 것입니다. 바로 부산 사직 구장이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모델로 하여 지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구장이 쌍둥이처럼 닮았습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요코하마 구장만의 특징 중 한가지 독특한 점이 승강식 마운드입니다. 마운드가 오르고 내리도록 제작을 해 놓아서 야구 외에 다른 목적 (콘서트, 미식축구 등)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 마운드를 아래로 내릴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마운드를 오르고 내리는데는 1분 30초 정도 소요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전광판도 용도에 맞추어서 다시 리뉴얼을 하였는데 야구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 스크린 전체를 상영판으로 사용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요코하마 스타디움만의 특징입니다.


요코하마 스타디움, 주목 해 볼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 날 지역 대학야구 시합이 있었는데 비가 와 사진이 흐리다. 양해 바란다.

요코하마 스타디움 (横浜スタジアム)은 현지에서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줄여서 '하마스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 사직 구장과 비교 해 보아도 거의 똑같아서 사실 우리 대한민국 야구팬들의 눈을 끌 만한 요소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사직구장이 지속적인 리뉴얼과 화려한 전광판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소 심심하고 재미없다는 인상마저 받을겁니다. 크게 관심이 없으신 분이라면 야구 관전을 하면서 중간 중간 부산 사직구장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좌석의 구조는 어떻게 다른지 정도만 체험 해 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그래도 나열 해 보자면 아래 몇 가지를 한 번 체크 해 보세요.


1.리본비전(リボンビジョン)

출처 일본 야후. 저녁 경기를 볼 때 리본비전은 꽤 멋지다.

부산 사직구장의 전광판이 광안대교 왕관(?) 장식에 UHD급 화질을 자랑하는 구장의 명물이라면 요코하마 스타디움의 명물은 외야 펜스를 두르고 있는 리본비전(リボンビジョン)이라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의 전광판도 1978년 완공 이후 4번에 걸쳐 리뉴얼 작업을 하였지만 사직구장의 전광판과 비교해 시시하다는 인상마저 받을 겁니다. 그렇지만 선 굵고 호탕한 부산(?) 특유의 느낌과 달리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빛나는 느낌이 들어 리본비전을 선정 해 보았습니다. 일본 국내 최초로 프로야구장에 설치한 시설물인데, 외야 펜스를 둘러가며 설치를 해 놓았고 길이가 154M라고 합니다.  경기 관전을 하면서 전광판을 잘 관찰 해 보면 나름대로의 묘미를 줄수 있을겁니다.


2. 불펜 도어 

사진을 잘 보면 문이 보인다. 그 문을 열고 투수가 나온다.

요코하마 구장의 또 하나의 재미(?)가 있다면 바로 불펜에서 연습 후 나오는 투수입니다. 외야 폴대 바로 아래 쪽에서 교체 투수가 나오는데 가끔 문 틈 사이로 경기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궁금해 보는 투수들도 간혹 보입니다. 외야에서 열심히 뛰어 오는데 마치 우리네 문학구장과 같은 느낌을 받을겁니다. 사직구장과 달리 야구장을 가 본다면 저 문을 한 번 주목해서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입니다.







요코하마 역시 사직구장과 마찬가지로 낮은 내야 높은 펜스를 보여주고 있다.

3. 낮은 내야 높은 외야


사직구장과 건물 구조가 거의 같아서 내야는 낮고 반대로 외야로 갈수록 상당히 올라갑니다. 경사각이 꽤 높아서 막상 올라가 보면 체감적으로 상당히 높다는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생각보다 복도나 계단 폭이 일본에서는 옛날 구장이다 보니 전반적으로 좁다는 느낌도 받을 겁니다. 한 번 사직구장하고 비교 해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이다. 그리고 사직 구장을 체험 해 보시지 못 한 야구 팬이라면 한 번 사직구장은 어떨지 상상 해 보시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막상 올라가 보면 생각보다 경사가 상당하다.

내야도 아래 사진을 보면 전반적으로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홈플레이트 뒷쪽의 경우 시야각이 낮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시야가 꽤 괜찮아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경사가 뒤로 올라갈 수록 상당히 높은데 아찔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 번 가 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잘 보면 의자가 돌아 간 각도가 약간씩 다르다.

4.  의자의 각도


요코하마 구장이 옛날 구장이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흔적을 하나 보여준다면 바로 의자의 각도입니다. 사진을 잘 보면 알겠지만, 약간씩 각도가 다릅니다. 최대한 목을 안 아프게 하면서 야구를 관전할 수 있도록 배려한 부분인데 이런 부분은 우리도 한 번 참고 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볼트와 너트를 넣는 구멍을 여러개 만들어 조절 가능 하도록 하는 점이 특징

그래서 의자 아래를 잘 보면 저렇게 볼트, 너트를 넣는 구멍을 여러개 만들어 시야각을 조절 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놓은 흔적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다목적으로 만든 구장이기 때문에 콘서트 등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부분을 고려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코하마 구장이 벌써 개장이 30년이 넘은 오래 전 구장이고 우리에게는 마냥 달가울 수 없는 나라이지만, 이러한 센스는 우리가 보면서 한 번 되새김질 해 볼만 하다고 봅니다.







요코하마 구장의 좌석배치도. 세세하게 묘사 해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가는 길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여행객들이 주로 다니는 코스에 비교적 가까이 위치 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다른 구장과 비교 해도 편한 편에 속합니다. 나중에 소개 할 후쿠오카 돔 구장과 환경을 놓고 보면 비슷한 느낌도 받습니다. 일본 프로야구도 평일에는 저녁 경기를 하기 때문에 요코하마 시내 여행을 마치고 난 후 야구장에 들러 경기 관전을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교통편은 아래를 참고 하시면 어렵지 않게 도달 가능합니다. 야구장을 즐기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해안 공원을 따라 산책 후 야구장에 들르는 것 아니면 야구 경기 관람 후 해안 공원으로 가 야경을 즐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프로 구단의 스카우터 같았다. 보는 눈이 상당히 날카로웠다.

★ 교통편 ★


※ JR 네기시센(根岸線) 칸나이에키(関内駅) 미나미구치(南口)에서 도보 2분

※ JR 네기시센(根岸線) 이시카와초에키(石川町駅) 키타구치(北口)에서 도보 5분

※ 요코하마시영지하철 칸나이에키(横浜市営地下鉄 関内駅) 1번 출입구(1番出入口)에서 도보 3분

※ 미나토미라이센(みなとみらい線) 니혼오도리에키(日本大通り駅) 요코하마 스타디움 입구(横浜スタジアム口)에서 도보 3분





요코하마에서 놀자 

초저녁 풍경은 상당히 로맨틱하다. 여자친구가 있다면 꼭 구경 시켜 주자.

요코하마는 도쿄와 비교 해 보아도 볼 거리가 뒤떨어지는 동네가 아닙니다. 그래서 잘 일정을 계획하면 도쿄에서 당일치기로 신나게 즐길 수 있는 도시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층 빌딩이 많아 오히려 답답  수 있는 도쿄보다 해안을 끼고 발달한 요코하마가 탁 트이고 매력적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요코하마로 향해 보는 것도 꽤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의할 점은 요코하마의 여행 시작점은 요코하마 역(橫浜駅)이 아닙니다. 약간씩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주로 JR의 경우는 사쿠라기초역(桜木町駅), 또는 이시카와초역(石川町駅)입니다. 심심치 않게 가이드 북을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발견 하실 수 있습니다. 이 점은 참고 해 두세요.


지도 출처는 일본 야후. 역명 및 주요 동선은 필자 제작.


위는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한 일본 야후 지도입니다. 갈색의 굵직한 '↔'가 보이실 겁니다. 주로 외국인들이 처음 요코하마에 왔을 때 다니는 주요 동선입니다. 저기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요코하마 스타디움이 보이실겁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돌아다니시다 표를 구매하러 또는 야구장에 가 보시더라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요코하마를 상징하는 모습. 과거와 현재가 꽤 절묘하게 엮여있다.

요코하마는 해안가를 따라 만든 인공 해변 공원이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이 공원의 산책로만 따라 다녀도 족히 1시간은 그냥 보낼 수 있죠. 중간 중간 눈에 띄는 가게도 보이고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도 눈에 보이니 기념사진 찍기도 괜찮고 쇼핑도 하기 좋습니다. 야구장에 크게 관심 없으신 팬이라면 (언덕이어서 조금 힘들 수 있지만) 과거 요코하마가 개항할 당시에 거주했던 외국인 마을도 이국적이니 한 번 둘러보세요.



요코하마의 야경은 정말 멋지다. 한 번 구경 해 보자.

이렇게 다 돌고 나면 출출한 배는 중화가(中華街 -'주가카이'라고 읽습니다.)에서 채울 수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만만하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런치 타임 메뉴를 운영하는 식당도 많으니 하나 하나 한 번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군것질 하는 재미로 모인 중, 고교 학생들도 많고 화교가 하는 발음이 살짝 새는(?) 일본어도 여기서 볼 수 있는 재미입니다. 이렇게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해가 진 저녁 때 다시 해안가의 공원으로가 보면 멋진 야경으로 변신 해 있을겁니다.

 

슬램덩크로 일약 유명해진 에노시마 해변.

만약 요코하마 시내도 그렇게 관심이 없다면 카마쿠라라는 동네로 향하는 것도 좋습니다. 우리에게 슬램덩크의 배경으로 잘알려진 에노시마 해변과 전차가 여기 있기 때문이죠. 요코하마로 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조금만 부지런하면 도전 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카마쿠라-에노시마 이렇게 묶어서도 볼 수 있으니 이 점 참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1. 이 야구장은 2009년에 방문하였습니다. 현재의 모습과 다소 안 맞을 수 있습니다.

      2. 모든 사진은 제가 직접 찍었으며 제가 찍지 않은 사진은 출처를 밝혔습니다.

      3. 구장 및 각종 자료는 일본 위키피디아 및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 홈페이지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4. 사직 구장과 상당히 유사하여 특별히 구장 데이터는 남기지 않았습니다. 이 점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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