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재롱잔치 보러 올 수 있어?

5살 재롱잔치

by 테토솜

칩거생활이 시작되고

2018년도 1월

아이들의 첫 재롱잔치 초대장이 집으로 왔다.

17년도 연말을 정신없이 보내고 아이들과 갑자기 떨어지게 되기도 하고 일상을 사는 것조차 힘든 하루하루였다.


내가 그렇게 힘든 순간을 보낼 때

둘째는 어린이집에서 발표회 준비를 열심히 했다.


5살이던 둘째가 대장을 건네며

" 엄마 재롱잔치 보러 올 수 있어? "라고 물어봤다.

보러 가겠다고 대답할 수 없었다.

" 보러 갈 수 있으면 갈게 "라고 대답했다.


사실 엄두가 안 났다.

집 밖을 나가는 것조차 힘든 일이 되어버렸는데

사람들도 많은 밀폐된 공간 그리고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들으며 장시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온갖 불안이 올라왔다.


그리고 재롱잔치 당일

여전히 컨디션이 안 좋은 내 모습을 보고

아침에 등원하던 둘째가 걱정 어린 말로

" 엄마 힘들면 안 와도 괜찮아~ "라고 말했다.


하루 종일 갈까 말까 정말 수도 없이 고민했다.

아이의 첫 재롱잔치라 가야 된다는 압박감에 불안이 더 몰려왔다. 그리고 망설임 끝에 재롱잔치를 보러 어린이집을 갔다. 교회 어린이집이라 본당에서 행사가 진행됐는데 늘 왔던 익숙한 공간이 교회조차 낯설게 느껴졌다. 한참을 로비에서 서성이며 본당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들어가서 의자에 앉았다가 울며 다시 나오고 다시 들어가고 수차례 반복하다 둘째 순서가 되었을 때 자리에 앉았다.


어린이집 재롱잔치


총 3개의 무대를 했는데

3개의 무대 정중앙 센터에서 너무 잘했다.

사실 그때의 기억은 잘 없다.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엄마 걱정하던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에 눈물이 맺혔다. 그리고 아이에 무대에 집중하기보다 불안에 압도되어 핸드폰으로 찍은 영상을 보고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담임 선생님도

" 어머님이 음악 하셔서 그런지 악기 연주도 박자 맞춰서 딱딱 잘하고 끼도 넘쳐요~ 반에서 제일 잘해요 어머님~" 하며 칭찬하셨다.


마지막 합창 무대에서는

두리번거리며 나를 찾았다.

어떤 노래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아이가 노래 부르며 울컥하는 모습에 나도 울컥했다.


모든 무대가 끝나고

아이는 내게 괜찮냐고 물어봤다.

힘들어하는 나를 걱정했다.


안 봤으면 큰일 날 뻔한 무대를 보고 집으로 돌아왔다.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았고 계속 긴장하고 있었던 터라 집에 오니 기진맥진 정신을 못 차렸다.


내가 왜 이럴까

이게 무슨 어려운 일이라고

불안에 두려워하는 내가 싫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롱잔치를 다녀온 나보다

현재 이런 나의 모습이 너무나도 싫었다.


모든 게 우울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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