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입문러의 글쓰기연습장]
간혹 행복의 나래를 펼쳐본다.
허황되고 허세 가득한 꿈을.
꿈속에서 나는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작가가 되서, 바쁘지만 충만한 삶을 산다.
몇 부 판매, 몇 권째 출간...
꿈을 이뤘다는 현실적 지표가 숫자인 건 어쩔 수 없다.
욕심 가득한 꿈을 꾼 벌은
더 황량하고 초라해진 현실을 마주하는 것이다.
민망한 듯 허허거린다.
입맛을 다시고, '에휴' 한숨 한번 쉬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연다.
그래도 허무함*을 외면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허무함:
내가 생각하는 허무함은 서글픈 여운이다.
맛깔난 음식을 한 번 찍어 맛본 후,
바라만 봐야 하는 것.
차라리 맛을 몰랐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드는 것.
미련 없이 뒤를 돌아야 하는데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마음.
그래서 허무함은 길면 길수록 더 초라하다.
차라리 관심을 바꿔 얼른 그 맛을 잊어야 한다.
자꾸 그 맛과 향이 입안에 맴돌아서 힘들지만,
종국엔 모두 다른 맛과 향으로 덮어져 사라진다는 것을 잘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