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운동 ing
다정함의 총량을 늘리기 위해 플랭크를 하고 집 앞을 뛰어다니기로 했다. 멋진 몸은 애당초 기대도 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이라도 단단해진 마음만은 원한다.
근육의 크기만큼 다정함의 크기도 커질 것이다. 단단해진 복근과 허벅지는 말랑해진 내 마음도 다시 견고하게 고쳐놓을 것이다. 내 다정함의 크기는 오늘 내가 버텨낸 1초의 시간만큼 더 커졌을 것이다.
책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중
책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저자는 평소 다정한 사람이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아내를 데리러 가는 다정한 사람이다. 어느 날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짜증을 내고 그런 자신이 싫어진 그는 조용히 운동을 결심한다. 다정함을 지키기 위해서.
그렇구나. 체력을 길러야 할 강력한 이유가 또 있구나.
체력과 다정함의 상관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다정함을 평소에 조금씩 적립해 뒀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을 때 다정함이란 마치 철인 3종 경기를 치르는 것처럼 모든 에너지를 끌어모아야 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들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라는 말을 자주 했다몸도 마음도 피폐해지고, 넝마처럼 너덜거렸다. 부모님과 보내는 시간도, 친구를 만나는 일도 피곤이 앞섰다. 반가움보다 한숨이 먼저 나오는 날들이 이어졌다. 기본 체력이 바닥을 드러내니, 다정함은 커녕 밝은 미소조차 입술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었다.‘조금 더 견딜 수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무리하기보다, 나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안에서 나를 지키는 법을 배워야 했다.
"다정함이란 약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한 생존의 기술이다."
우정은 작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그런 날이 있었다. 아침부터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고, 점심도 거르며 일하느라 체력은 바닥을 쳤다. 저녁 약속을 위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나가면서도 마음속에는 ‘오늘 약속을 미룰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카페에 도착해 친구를 만났지만, 대화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친구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너 요즘 진짜 보기 힘들다? 좀 챙겨라.”
그 말이 그날따라 날카롭게 들렸다. 억울한 마음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나도 힘들거든.”
대화는 어색하게 끝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후회가 밀려왔다.
얼마 후, 푹 쉬고 다시 친구를 만났다.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가볍게 웃으며 넘길 수 있었다.
“오늘은 좀 여유롭게 놀아보자!”
우리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단순히 내용이 문제가 아니었다. 몸이 지치고 여유가 없으니 마음마저 좁아져 있었다. 체력은 마음의 여유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그 순간 절실히 느꼈다.
나는 다정하고 싶다. 그 욕구는 결코 욕심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말과 행동을 전하고 싶은 것은 기본적인 인간의 마음이다. 그러나 다정함을 유지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저자가 그랬듯, 나도 다정함을 지킬 체력이 필요하다.
조금씩 체력을 키우자.
다정함을 차곡차곡 적립하자.
작은 시작이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고, 다정함이 자라날 여유를 마련해 줄 것이다.
여유가 곧 다정함의 뿌리니까.
다정함도 결국 지속 가능한 체력에서 비롯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