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기구쟁이 초보를 위한 기구설계 꿀팁

2. 요구사항 정리

 

마트에서 한 번에 모든 물건을 살 수는 없습니다. 이 중에서 어떤 게 중요한 물건인지 골라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기구설계자가 받는 이야기는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뭔가 끼우고 뺄 수 있는 구조가 있으면 좋겠어요.”

“가볍지만 튼튼했으면 좋겠어요.”

“그럴듯해 보이지만 재료비는 저렴했으면 좋겠어요”

“양산성이 좋았으면 합니다.”


 공통점이 무엇인지 알았나요? 우선 그들은 기구설계를 잘 모릅니다. 아니, 알 필요가 없습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여러분이 기구설계 담당자니까요. 그리고 보통 개발 초기에는 그 누구도 원하는 게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요구사항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바다 한가운데에서 GPS 신호를 잃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아래와 같이 질문을 합니다.


“고객이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나요?”

“5kg 이하이면 될까요? 얼마나 튼튼해야 하는 제품인가요?”

“목표 재료비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존에 양산에서 어떤 것이 어려웠나요?”


 요구사항을 정리하는 것은 기구설계에서 아주아주 중요한 기초단계입니다. 가능하면 개발 초기에 많은 요구사항을 듣고 구체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 실현 가능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우선순위가 높은 것과 낮은 것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시간과 자원은 한정되어있고 모든 요구사항을 만족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항상 적절한 Trade-Off가 필요합니다. 우선 아래와 같이 요구사항들을 좀 더 구체화했다고 가정합시다.


무게 : 4kg 이하

목표재료비 : 50만 원

양산에서 어려운 점 : 조립성, 입고불량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가능하면 모든 사항을 만족하면 좋겠지만 서로 상충하는 부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가볍고 튼튼하면서 저렴했으면 좋겠어요.”라는 3가지 요구사항이 동시에 요구되었다고 생각해 봅시다. 


무게가 가볍다.

튼튼하다.

재료비가 저렴하다.


 만약 가벼운 것이 중요하다면 튼튼할 수 없거나 가격이 비쌀 수 있습니다. 또 저렴한 것이 중요하다면 튼튼하지 않거나 무거울 수 있습니다. 이때는 제품에 좀 더 중요한 스펙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우선순위를 정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중요도가 낮은 요구사항은 버린다는 것이 아니라 설계방향을 잡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요구사항들을 적절히 만족하면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구설계자의 역할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기구쟁이 초보를 위한 기구설계 꿀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