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르로이 메를랑 (LEROY MERLIN)
스페인에 여행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회사에 오래 다니다 보니 장기근속 휴가가 생겨서 다녀온 것인데요. 사실 스페인은 처음이어서 모든 게 신기했었는데요. 그라나다에서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대형 쇼핑몰 같은 곳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주차장 저 끝에 보에 뜨이는 상표. 뭔가 집을 표현한 상표 같기도 한데요. 구글에 검색해 보니.. 아래와 같았습니다.
Leroy Merlin ( 프랑스어: [ləʁwa mɛʁlɛ̃] )은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주택 개조 및 원예 소매업체입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와 씨, 그럼 가봐야지
이곳은,, 스페인에서 운명처럼 만난 천국이었습니다.
독일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브랜드지만 약간 다른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연두색이나 초록색이 대표 색상인 브랜드 같았습니다. 직원분들도 초록색 계열 옷을 입고 계셨었어요.
당연히 여기에도 욕실 관련 자재들이 있었는데, 독일보다 확실히 좀 더 이쁜 느낌의 자재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이곳 한 곳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제가 가본 곳은 그랬던 거 같아요. 특히 타일 같은 경우는 알람브라 궁전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기하학적인 패턴이 들어간 타일들도 많았었습니다.
한쪽에는 원예 파트가 있었는데요. 지금까지 가본 천국에서 가장 컸습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신기한 씨앗들도 많이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함부로 식물을 가져올 수는 없었기 때문에 눈으로만 보고 왔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저렇게 다양한 작물, 꽃의 씨앗을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 팔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원예에 진심인 곳인지 새나 곤충을 쫓거나 박멸하는 제품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올빼미 모양 제품은 고개가 돌아가서 새를 쫓는 원리 같았어요. 천적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게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강수량을 측정할 수 있는 우량계와 야외 식물이 얼지 않도록 씌우는 커버를 파는 것도 신기했었어요. 야외에 식물을 키우는 장소들이 많아서 가능한 것일까요?
돌아다니다가 수조에서 뭐가 움직이는 게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물속 수조를 청소하는 로봇이었습니다. 집안에서 마룻바닥을 청소하는 로봇청소기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수영장을 청소하는 로봇은 처음 봤었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무슨 일렉트로마트에서 파는 가전용품처럼 판다는 것도 신기했어요. 그만큼 집에 수영장이 있는 가정이 많다는 뜻인가 싶기도 해서 신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가기 전에 전기파트와 각종 잡자재를 파는 곳을 가봤습니다. 각종 콘센트나 버튼은 물론이고 배전함이나 작은 주름호스가 종류별로 다 있었어요. 집을 구성하는 자재 중 웬만한 것은 여기서 다 구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 구경만 하고 나와 기념품을 구매하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래도 이런 곳을 다니면서 언젠가 저만의 집을 지어보고 싶다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