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Servei Estació (세르바이 에스타시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던 중에 엄청난 곳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세르바이 에스타시오(Servei Estació) 인데요. 나중에 알고 보니 바르셀로나에만 있는 브랜드라고 합니다. 볼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시간을 내서 여기는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고 마음먹고 다시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찍은 사진이 많아서 이번에는 사진이 좀 많습니다.
빨간색이 메인 컬러인 이 브랜드는 마치 다이소에 홈디포를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각종 생활용품이나 문구류도 많았지만 여기서는 건축자재나 공구 위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역시나 건축용 마감재와 심지어는 각종 형상으로 타공 된 판재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지하 쪽으로 가보니 포장과 관련된 완충재, 비닐 등이 롤째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야외용품도 많았고요. 다른 층으로 가보니 시멘트 작업을 할 때 쓰는 공구와 욕실자재(욕실용품 아니고 자재..!!), 반려견 용품도 많았습니다.
PE폼, 우드폼과 같이 화방에서 판매할 것 같은 자재들도 두께, 사이즈별로 많았습니다. 심지어는 작업장에서 경고나 주의용의 스티커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스티커는 탐났지만 참았습니다.)
재밌는 점은 다음 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에 저렇게 다음 층에 무엇이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진짜 물건을 넣어서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여기.. 좀 마음에 듭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안 지나치듯, 저도 수공구 코너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다른 수공구도 많았지만 아무래도 건축 쪽이다 보니 목공 관련 공구가 많았습니다.
재밌는 점은 탁상용 목공 장비들이 시리즈로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wolfcraft라는 브랜드의 제품이 많았는데요. 찾아보니 유럽 DIY 공구 시장에서 1위를 하는 독일 기업이라고 합니다. (초록색과 노란색이 메인컬러인 브랜드)
아직까지 열쇠를 많이 쓰는 문화권이라서 그런지 각종 문 잠금장치들이 종류별로 있었습니다. 독일에서 만든 고가의 보안 잠금장치도 있었습니다.(가격이 무려 119.95유로, 한화로 약 19만 원) 역시 유럽 중에서 이런 건 독일이 잘 만드는 건가 싶었습니다.
다른 쪽을 보니 온갖 종류의 바퀴(사이즈별, 색상별)와 구조물의 중간에 들어가는 브래킷, 심지어는 환풍 플레이트와 우편물 투입구까지 팔고 있었습니다. 이쯤 되니 세르바이 에스타시오에서 파는 것만으로 집 한 채를 지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 정도네요
이곳에서는 은세공에 사용할 수 있는 탁상용 모루와 wolfcraft의 목공용 앵글자를 구매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한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었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곳들이 많아지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지금도 철물점은 있지만 좀 더 규모가 있고 깔끔한 매장에서 DIY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한 곳에 있는 그런 상점들을 상상해 봅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만들거나 수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손쉽게 물건을 구매할 있고 또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었던 Maker들의 후손이 들이니까요. 그게 음식이든, 건물이든, 도구든, 물건이든, 글이든 간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