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Mr D.I.Y.
베트남 냐짱(나트랑)을 갔었습니다. 물가도 저렴하고 과일도 너무 맛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나 제가 좋아하는 두리안이 정말 맛있었어요.
그러다가 롯데마트로 구경을 갔었는데요. 역시 베트남.. 온갖 과일이 잔뜩 있었습니다. 또 신기한 것은 베트남 분들이 쌈채소를 좋아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두끼(떡볶이 브랜드)에서 쌈채소와 떡볶이를 함께 드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거였어요. 그리고 아래층을 내려가는데 저의 눈길을 끄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대놓고 MR D.I.Y.라고 합니다.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여길 당장 가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말레이시아 최대 주택 D.I.Y. 샵이었어요. 느낌은 공구 쪽에 좀 더 치중이 있는 다이소였습니다. 생활용품, 잡화도 팔긴 하지만 공구의 비중이 매장의 절반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건축자재는 별로 없었습니다. 가격은 대체적으로 굉장히 저렴했습니다.
공구의 종류는 우리나라 철물점에서 볼만한 정도였습니다. 재밌는 점은 MR D.I.Y. 자체 브랜드 제품들이 많았다는 거였어요. 혹시 기념품으로 살만한 게 있는지 찬찬히 둘러보았습니다.
다른 코너에는 가방, 벨트, 슬리퍼, 청소용품, 운동용품, 쓰레기통 등등 생활용품과 잡화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여기만 보면 딱 다이소 느낌이에요.
식물이 지천에 널려 있는 나라라서 그런 것인지, 개인 정원이 많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제가 갔던 천국 대비 식물 코너는 작았습니다. 한국에서 볼만한 정도의 물품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고른 기념품은 MR D.I.Y. 브랜드의 19,000 VND(한화 1,000원) 짜리 플라스틱 버니어 캘리퍼스입니다. 간단히 mm단위를 측정할 때 사용하거나 장난감으로 쓰기 좋아 보입니다.
제가 어떤 곳을 갈 때 이런 매장을 일부러 찾는 것은 아닙니다.(요즘에는 조금씩 찾아보기는 합니다.) 그냥 눈에 보여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한번 찾게 되면 정말 신나게 하나하나 관찰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죠.
와! 여기에는 이런 처음 보는 도구를 파네?
오~ 이런 걸 많이 파는구나.
심지어 이런 것까지 팔아?
함께 출장이나 여행을 다니셨던 분들은 모두 저를 신기하게 생각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이런 매장이 있는 것도 몰랐고 관심도 없는데 저는 정말 푹 빠져서 구경하거든요. 저는 어떤 나라를 방문할 때 음식이나 관광지도 좋지만 신호체계나 교통시스템, 사람들의 행동양식, 식재료 등에 더 관심이 갑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무엇을 많이 파는지를 보면 그 나라의 생활양식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좀 더 깊이 들어가서 그 나라의 DIY샵을 보면서 그 나라의 사부작러들은 어떤지 엿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저에게 또 이런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사부작러의 천국을 발견하게 되면 이렇게 간단하게라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저처럼 이런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보고 즐거워하실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