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들을 돌이켜보니 가장 먼저 떠오른
밤이 되면 다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
고요한 적막 뒤에서 따뜻한 손길로 서로를 안아주고 싶다.
골치 아픈 일들을 얘기하며 위로를 주고받아도 좋고,
나지막이 속삭이는 목소리로 시답지 않은 얘기를 주고받아도 좋다.
아무 말하지 않고 서로의 머리칼을 살짝 흩뜨리면서
누워서 곤히 쉬며 숨소리를 듣는 것도 좋다.
표현을 잘하는 사람과 서로의 존재에 감사함을 주고받으며 하루를 마감하고 싶다.
말이 없는 이라면 그저 다정히 바라봐주는 것으로도 충분한 저녁.
체온이 주는 따뜻함이
꼭 바로 내 곁에 있지 않더라도
한 공간에 함께 머문다는 데서 오는 안온한 느낌.
오늘 하루 수고했다며
미소 띤 얼굴로 맞아주고
힘써 애써온 서로가 기대어 쉬는 저녁이고 싶다.
살짝 어설퍼도 좋으니 등을 토닥여준다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도 좋다.
나지막이 흥얼대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따스한 피부를 통해 듣는 것도 좋다.
이내 안심하며 잠들 수 있는 포근한 침대와 사랑하는 이의 품이 함께이길 바란다.
너무 지친 날에는 그저
말없이 한번 꼬옥 안아주고
바로 잠들어버린 이를 곁에서 잠시 지켜보다가
이불을 끌어당기고 불을 소등하여
그가 편히 잠들게 해주고 싶다.
그 옆에 조용히 누워
하루 고생한 사랑하는 이의 등 옆에서 잠드는 것도 나는 좋다.
사랑은 아침에 건네지는 말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글을 봤다.
아마 많은 이들이 밤이면 외로움에, 또는 허전함에, 누군가를 찾기 때문이지 않을까? 밤의 적막이 주는 고요는 죽음을 떠올리게 해, 유독 혼자됨을 무의식적으로라도 자각하게 만드니까 말이다.
아침의 또렷한 삶의 감각 속에서도 건네지는 사랑의 말이야말로 진짜 사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밤에는 다정한 사랑을 하고 싶다.
겨울에 따뜻한 집구석과 핫초코가 당기듯
밤에는 애정 어린 몸짓과 따스한 작은 소음들이 있길 바란다.
아마 이것은 일상적인 밤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세상에 이런 다정한 밤들이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