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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우리 Feb 10. 2016

내가 어릴적에

초등학생 나의 일기를 다시 읽다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자식 교육의 중요성을 항상 새기던 어머니는 내게 매일 일기쓰기를 명하셨다.


어릴 땐 참 왜 쓰는지도 모르고 썼던 것을 다 모으셨던 우리 어머니. 그 덕에 지금 내 삶의 뿌리까지 더듬어 보려할 때 이토록 많은 '자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초등학교 1-6학년 동안 쓴 일기를 연대순이 아닌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만 뽑아 정리해볼까 한다.


다른 누구보다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아무도 관심갖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런다해도 나와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추억의 공유를,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미소를, 어른이 된 모두들에게 '우리 모두에게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란다.


혹시 이 글을 읽게되는 현재의 초등학생이 있다면 20년 전이라는 - 그들에게는 까마득한 - 과거에는 이런 학교 숙제가 있었다고 보여주고 싶다.





첫 글 기념으로 짧은 그림일기를 올린다.

: 엄마한테 광복절에 대해 물어봤더니 일본이 도망갔다고 설명하셨나보다. 해방 투사들에 대해 들었는지 마지막에 나도 우리나라를 돕겠다 했다.


어떻게 살면 좋을까에 대해 고민하는 나에게 와닿는 일기였다. 무엇을 이루고 죽으면 좋을까 하는 말에 우리나라가 더 좋은 나라가 되고, 전 국민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나라가 되도록 만들고 싶다- 생각했더랬다.


물론 초딩이 거기까진 생각하진 않았겠지.


꽤 됐지만 교환학생 때 여러 나라 친구들과 몇명의 한국친구가 둘러앉아 나라 얘길 한 기억이 난다. 남미, 유럽, 아시아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우리나라 사람 전원을 제외하고 각자의 모국(motherland)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 했다. 심지어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못사는 페루 친구는 커다란 국기도 들고다니고 페루라고 적힌 티셔츠를 자주 입고 다녔다. 그 대화가 끝나고 충격을 먹은 한국인들은 우리끼리 나와서 한국어로 느낀 점을 얘기했는데 우리의 결론은 이랬다.

"자신의 나라를 자랑스러워하는 저들이 부럽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자랑스러운 마음이 잘 안든다."


이랬던게 벌써 수년 전인데 헬조선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아픈것 같은데

초딩때 패기만만하게 도와줄거라고 했던 마음은 어디갔나 모르겠다.

도와주자 우리나라.

8살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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