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내 간다, 살아있다
언제나, 어느새
새싹이 돋는다.
새살이 돋는다.
상처가 생긴 자리에도,
뿌리 뽑혀져 뒤집어진 황량한 흙에도,
새살은 돋는다.
새싹이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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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다’라는 말은 생명력이 있다.
겉으로 솟아나고 밖으로 나타나는 것들은 힘이 있다.
화가 돋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분노는 나를 지키는 에너지니까.
생기가 돋다는 것만 보아도,
돋아날 줄 아는 것들은 살아있다.
거꾸로,
살아있다면,
나도, 당신도, 언젠가, 어느새, 어느 틈에
돋아날 것이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과는 조금 다르다.
그것은 마치 겉으로 볼 땐 아무 노력 없이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들어가는 일인 것이다.
새 살을 구성해 내는 세포들처럼,
새싹을 조직해 내는 생장점처럼.
소리 없이 치열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살아가고자, 잘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과 노력들이 모여서 우리는,
새살을 돋을 것이다.
새싹을 돋아내게 할 것이다.
그 노력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살아있는 것들은 본능적으로
살아내려 한다.
책상 위 새로 들인 화분이 분갈이해준 뒤 일주일 만에 새싹을 냈다. 어여쁘다.
새싹이 언제 날 지는 미리 알 수 없다.
나아라 나아라 하면 안 낫는 것처럼 느껴진다.
나와라 나와라 해도 도통 잠잠하기만 하다.
반가운 것은 나도 모르게 각자 자리에서 조용히 노력한 것들이 문득 내 눈앞에 띄일 때인 것 같아.
새싹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다.
살아내려 하는 모든 것들은 사랑스러운 부분이 있다. 모두 애잔한 부분이 있다. 그래설까.
우리가 살아가는 가운데
새싹이, 새살이 돋아난 걸 발견하면,
우리는,
나는,
정말이지 반가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