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대지모신 가이아를 제외한다면 '완벽한' 예지능력이 있는 유일한 신입니다.
이름은 '먼저 보는/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고요.
그리스인들은 프로메테우스를 경외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의 창조주였음에도 불구하고요. 인간들은 패배자 티탄 족의 프로메테우스가 아닌 그리스 신들을 더 숭배했습니다. 그럼에도 인간들에게 집 짓는 법을 알려주고, 제우스를 속여 동물의 살과 가죽을 쥐어주고, 이제는 불까지 훔쳐다 줍니다.
바로 이점이, 이곳이..
고독을 견디는 진정한 저항자로서의 특징을 부각하게 됩니다.
스스로 ‘정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두 가지 의문을 먼저 던집니다.
1) 삶에 대한 예찬을 이토록 지리멸렬하게 표현해야 했나?
2) 자기 자신마저 이방인으로 내몰면서까지 삶이 중요하다고 피력해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토리노의 말을 꼭 껴안으며 엉엉 울었던 철학자의 캐치프라이즈 ‘영겁회귀’
삶과 죽음의 무한한 굴레는 뫼르소가 한참 견딜 수 없는 햇빛이고, 그 근원은 태양에 있습니다.
아마 부조리라고 하던가요.
그런데 카뮈에게 하루가 흘러넘쳐 다른 하루로 전염되고 하루의 의미가 퇴색, 반복되는
인간의 삶은 무의미의 대상이 아닙니다.
오히려 선택하고 결단을 통해 사랑해야 할 대상이죠.
그리고 이때부터 우리는 자신의 삶에게 추방당해버린 이방인이 아니라
삶에 거주할 수 있는 영원 입국 비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에 비할바가 못 되는 인간의 유한하고 안타까운 삶,
그럼에도 프로메테우스는 기어코 불을 훔쳐서 인간들에게 건네줍니다. 예지능력이 완벽하니 알았던 것이죠.
‘불’을 통해 영원히 죽음에 시달리는 인간도 꽤나 사랑을 누릴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요.
카뮈도 알았겠습니다. 내 행위에 정당하다는 자신감으로 영원한 회귀에 저항하라고요.
우상은 파괴하고, 자유의 횃불을 점화합니다.
단, 영웅 행세는 절대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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