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서비스의 콘텐츠 전략 파헤치기 ①
콘텐츠 전성시대라는 문장이 진부하게 느껴질 만큼, 지난 몇 년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들이 앞다퉈 브랜디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사진이나 영상이 아닌 텍스트 기반 콘텐츠를 심도 깊게 다룬다는 점이다. 활자를 읽기 버거워하는 시대에 텍스트 콘텐츠라니, 이들은 누군가 '아무도 읽지 않는다'며 폄하할지 모를 텍스트 콘텐츠 영역을 유유히 확장해 나간다. 심지어 브랜디드 콘텐츠를 열렬히 소비하는 탄탄한 팬층이 출현하기도 한다.
서비스 내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으니 콘텐츠의 성패를 따져 물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신한다. 콘텐츠 파트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서비스는 자사의 가치를 간접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사용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을. 그렇다면 서비스가 입체적으로 해석될 수 있게 돕는 콘텐츠는 무엇이 다를까. [잘 나가는 서비스의 콘텐츠 전략 파헤치기]에서는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서비스의 콘텐츠 전략을 살펴본다.
첫 번째로 조명할 서비스는 바로 금융 플랫폼 토스toss다. 토스는 2018년 주요 서비스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담는 창구로 <토스 피드> 블로그를 개설하며 콘텐츠 분야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많은 변화를 거쳐 지금의 형태를 갖췄고, 2021년 7월 기준 <토스 피드> 독자 방문 횟수 2,000만 회를 기록했다고 한다. 접근성과 사용성에 최적화된 UI/UX도 물론 매력적이지만, 조금 더 멀리서 보면 촘촘히 설계한 콘텐츠 구조가 두드러진다. 이번 시간에는 토스의 콘텐츠가 독자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던 요소를 고찰해 본다.
토스 피드는 금융 및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전개하는'금융의 모든 것' 파트와 서비스와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토스의 모든 것' 파트로 나뉜다. 일상을 소재로 쉽고 흥미로운 콘텐츠를 선보임과 동시에 토스의 아이덴티티를 직접적으로 전하는 창구로 사용한다. 이런 간명함 덕분에 토스 피드를 처음 접한 독자들도 빠르게 콘텐츠로 진입할 수 있다. '둘러보기' 탭을 활용한 것 또한 이와 같은 전략이다. 빠르게 콘텐츠로 인입시키고, 이어 콘텐츠를 소비하게끔 이끄는 것이다.
'금융의 모든 것' 파트로 진입하면 하위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콘텐츠가 이어진다. 시의성 있는 소재를 다루는 '뉴스', 밀도감 있는 콘텐츠 '라이브러리', 생활과 맞닿은 금융에 대한 이야기 '라이프', 사람들의 금융 생활을 조명하는 '인터뷰' 콘텐츠까지. 금융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모든 콘텐츠가 금융에서 출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콘텐츠마다 금융과 느슨한 연결고리를 유지한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반려동물과의 삶을 이야기하며 가치 있는 소비에 대해 다루고, 영화를 소재로 금융위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일상을 아우르는 금융 이슈 와 윤택한 소비 생활로 이끌 콘텐츠로 가득하다. 즉, 토스는 금융 플랫폼에서 낼 법한 '뻔한 콘텐츠'만을 전개하지 않는다. 바로 이러한 지점이 독자로 하여금 서비스를 더욱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토스 피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콘텐츠를 하나 뽑아 보라면 역시 '마이 머니 스토리' 아닐까. 마이 머니 스토리는 다채로운 인물들을 조명하며 일과 삶 그리고 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돈은 일과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재고, 누구나 한 마디씩 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언제 들어도 흥미로운 게 타인의 돈 이야기 아닌가. 흔히 유명인을 조명하는 인터뷰 형식을 따르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의 금융 스토리를 다각도에서 포착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전한다.
따라서 <토스 피드>가 인터뷰이를 선정하는 범위도 굉장히 넓은 편이다. 프리워커의 금융 생활부터,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의 커리어, 빅이슈 판매원의 머니 스토리, 정년퇴직 후 제2의 직업을 찾은 이의 이야기까지. 이들의 다채로운 돈 이야기를 친절하고 다정한 언어로 풀어냈다. 일의 미래를 걱정하거나, 돈과 삶의 균형 감각을 익히고 있는 이들에게 적절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이는 <토스 피드>가 추구하는 '친절한 금융 콘텐츠'라는 아이덴티티와 부합한다.
토스 사용자 및 <토스 피드> 독자들은 금융 플랫폼에서 발행하는 콘텐츠에 무엇을 기대하고 있을까? 아마 자산 관리에 직접적인 이점이 있는 콘텐츠와 심도 깊은 금융 이슈 분석 콘텐츠를 기대하지 않을까. 당연한 말이지만, 서비스와 연계된 콘텐츠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효용을 고려해야 한다. 토스는 이 지점을 간파해, 전문성 있는 콘텐츠를 솔루션으로 제안한다. 각계 전문가들의 시선이 더해져 더욱 완성도 있는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이다.
'금융의 모든 것' 파트에서 '라이브러리' 카테고리를 선택하면 외부 필진이 기고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경제 용어의 개념을 쉽게 해석하고, 금융계 지각 변동의 시사점을 전하기도 하며, 투자 초보들을 위한 콘텐츠를 발행한다. 이로써 <토스 피드>의 독자들은 앞서 소개한 '마이 머니 스토리'처럼 비교적 라이트한 콘텐츠부터 밀도감 높은 콘텐츠까지 두루 소비할 수 있게 된다.
여기까지 토스의 콘텐츠가 특별할 수밖에 없는 세 가지 구조적 특성에 대해 살펴봤다. 이러한 전략의 바탕에는 독자 타깃을 뾰족하게 세팅했다는 특징이 있다. 토스 전체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라 알려진 만큼, 금융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전체적인 콘텐츠 구조를 세팅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입장벽이 낮은 인터뷰 콘텐츠, 일상과 접점이 있는 콘텐츠, 정보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킬 콘텐츠를 선보이며 '쉬운 금융'을 말한다. 예상 독자를 바로 보고, 콘텐츠로 선사하고자 하는 가치를 명확히 하는 것으로 콘텐츠의 전체적인 골격을 완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