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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 됨됨이kmj May 21. 2023

비난을 쳐내는 필살기

"지는!"(경상도 방언)

"지는..."

경상도 말로 '너도 똑같다,넌 다른줄 아냐'라는 뜻을 가진 이 두글자는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그만큼 위력적이다.

(지:표준어로 의미는 '너',뉘앙스는 부정적이다.글자 소리의 고저로 부정적인 느낌을 조절 가능하다.)


상대가 화가 잔뜩 나서 혹은,본인이 우위에 서있는 듯이 당신에게 비난을 쏟아낼 때, 상대의 에너지는 기고만장 치솟을 것이고,당신의 에너지는 바닥을 칠 것이다.


실컷 뿜어낸 상대의 부정적인 감정이 거대한 풍선이 되어 상대방과 당신 사이에 둥둥 떠있다.이제 터질듯이 커진 풍선이 천천히 당신에게 날아 도착하기 전,그때가 타이밍이다.

"지는..."

이 얼마나 경이로운 단어인가.

고작 두 글자로 그것도 한방에,수많은 비난을 그 입속으로 다시 집어넣는 필살기...


보통은 작고 낮게,그리고 들릴듯 말듯 읇조리기에 나비의 날개짓이란 표현을 썼다.

필살기지만,권장하지는 않는다.상대는 자신이 쏟아낸 말을 한방에 다시 삼키게 되므로,주로 폭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정작 비난한 자는,안하무인으로 날뛰며 자신이 폭발할 정도의 말들을 거리낌없이 상대에게 쏟아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


비난하는 사람의 마음은 작고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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