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근무, 고요

2019년 8월 22일 새벽

by 졸팍

우리나라의 반이 그러하듯
나도 나의 가장 푸르고 고된 시절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서였는지, 잦은 야근 탓이었는지.
혹은 힘든 훈련 때문이었는지, 분노로 머리가 가득 찼던 밤.

옅은 잠에서 반쯤만 깨어
오지도 않는 적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러 나가면
평화로운 고요함만이 그 포위망을 느리게 좁혀 왔습니다.

저 멀리 자동차 하나.

소리는 여기까지 닿지 않고, 불빛만 조용히 지나갑니다.

종일 나를 사로잡았던 문제들은 아랑곳없이
천천히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약간의 배신감, 묘한 차분함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렇게, 고요한 세상을
말없이 오래도록 지켜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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